금융당국의 가계 대출 옥죄기에 따라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상황에 한국씨티은행이 신용대출 금리 인하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소매금융 사업 철수를 선언한 상황에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5일부터 신용대출 기준금리 변경에 나서며 5일부터 주요 상품의 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상품인 ‘직장인신용대출’과 ‘더깎아주는신용대출’은 3개월, 6개월, 12개월 상품의 경우 기준금리를 0.01%포인트(p) 내렸다. 한국씨티은행은 그 밖에 △닥터론·팜론 △스마트론 △공무원연금대출 △뉴우량업체체임직원대출 △프리랜서 △아파트소유자 △인터넷바로바로 △새희망홀씨 △루키론 △참좋은신용대출 등의 기준금리 역시 모두 0.01%p 인하했다. 해당 신용대출 상품을 변동금리 상품으로 선택한 기존 고객이 대상으로 5일 이후 최초 도래하는 이자 변경일에 자동 적용된다.
기준금리 조정은 시장조달금리 변동에 따른 조치다. 한국씨티은행은 신용대출 상품의 기준금리를 △CD 91일물 최종호가수익률 △금융채1(은행채) AAA등급 △채권시가가평가기준수익률 증가의 평균값 등에 따라 산정한다. 실제로 CD금리는 그대로지만 12개월 이하(3·6·12개월) 금융채1 AAA등급은 지난달 19일과 비교할 때 이달 3일 현재 소폭 감소했다. 반면 24개월 이상 금융채1 AAA등급의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직장인신용대출·더깎아주는신용대출 24개월 이상 상품의 경우 △24개월 0.01%p △36개월 0.02%p △60개월 0.09%p가 상승했다. 하락한 만큼 낮추고 상승한 만큼 올린 것이다.
일부에선 국내 금융시장 철수를 앞둔 마당에 한국씨티은행이 최대한 고객 유지를 위해 움직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에도 실물금리가 조정됐다고 반드시 변동금리를 선택한 신용대출 상품의 기준금리를 조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씨티은행 입장에선 국내 시장에서 소매금융 철수를 예고했고 매각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최근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시중은행 대비 높은 최대 2.00%까지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한국씨티은행은 최대한 기존 고객은 유지하고 신규 고객은 늘려야 가장 비싼 몸값을 받을 수 있어서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