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첨예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른바 '남혐 논란'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남녀 갈라쳐서 선동이나 하고 '코인 사라'를 대책이라 내놓는 정치인들은 2030의 좌절과 분노까지 착취하는 저질들"이라고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진 전 교수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분노의 방향을 올바로 설정해야 한다. 2030이라고 다 같은 처지가 아니다"라며 "그 중엔 조민(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도 있고, 구의역 김군도 있고. 안정된 일자리 부족, 집값과 전세값 상승, 계층사다리의 소멸 등 2030이 겪는 좌절과 고통은 남녀를 가리지 않는 그런 문제"라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여성들은 그 보편적 문제에 더해 여성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고통을 덤으로 안아야 한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피해도 여성들이 더 크게 입었다고 한다. 거기에 성폭력과 스토킹 등 남자라면 별 걱정 없는 것에까지 공포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도 적었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진 전 교수는 "그 사실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해 남녀가 합심해 기성세대와 정치권을 향해 문제의 해결을 요구해야 풀릴 일"이라면서 "정치인의 과제는 젊은 세대의 정치적 요구에 진지하게 응해 대안과 대책을 정책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남녀 갈라쳐서 선동이나 하고 '코인 사라'를 대책이라 내놓는 정치인들은 2030의 좌절과 분노까지 착취하는 저질들"이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트럼프가 미국인을 갈라쳐서 이주민들을 적대했지만 그것으로 백인 하층의 삶이 나아졌나?"라고 물은 뒤 "흑인들이 아시아인을 공격한다고 그들의 삶이 더 나아질까? 여성주의자 공격한다고 이대남 처지가 조금이라고 좋아지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덧붙여 진 전 교수는 "젊은이들의 죄절과 분노에 올바른 표현과 방향을 줘 그것을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길로 돌리는 게 우리 기성세대와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진 전 교수는 최근 '남성 혐오' 표현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집게손 모양'에 대해 "손가락 사인 하나에 바들바들 떨면서, 스스로 비참하다는 생각은 안 드냐"면서 "내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그 처절한 어리석음에 솔직히 속으로는 눈물이 난다"고 적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