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세계 1등 인재 키우는데 전 재산 내놓겠다”…존경받는 기업인 ‘관정’의 꿈

관정 이종환 삼영화학 명예회장의 인재양성 포부

사재 털어 1조원 넘는 아시아 최대 장학재단 운영

누적장학생만 1만명…하버드 등 유수대학 유학도

성균관대, 공로 인정해 명예경영학박사 학위 수여

“나와 주변 사람이 잘 살게 하는 게 기업의 책무”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7일 성균관대에서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성균관대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7일 성균관대에서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성균관대




“‘만수유’(滿手有)했으니 ‘공수거’(空手去)하리라. 두 손에 상당한 재산을 가득 채웠으니 세계 1등 인재를 키우는 일에 재산을 다 털겠다.”

7일 성균관대에서 명예 경영학박사를 받은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꺼낸 말이다. 한평생 이 말을 입에 달고 살아온 이 회장은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을 설립하고 매년 100억원 이상을 국내외 장학생에게 지원해왔다.



이날 열린 학위 수여식에서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은 “이 회장은 우리 대학 학생 80여 명에게 약 20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해 미래인재 육성에 큰 공헌을 해줬다”며 “이 회장의 기업가 정신과 불굴의 도전정신을 높이 기리기 위해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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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정이종환교육재단은 이 회장이 2000년 세계 인재육성을 위해 전 재산의 97%를 출연해 설립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아시아 최대 장학재단이다. 현재까지 누적 장학금만 1,800억원, 누적 장학생 수도 1만1,000명을 넘었다. 하버드대, MIT 등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장학생만 700여 명에 이른다.

1924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마산고등학교에 다니던 중 일본에 유학을 갔다가 학도병으로 징병됐다. 만주·동남아 등지에서 사선을 넘나들던 그는 해방 직후 국내에서 작은 정미소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1958년 제기동의 한 창고에서 플라스틱 사출기 한 대로 화학 사업을 시작해 이듬해 36세의 나이에 삼영화학공업주식회사를 창업했다.

삼영화학은 사업 초기 장판·스펀지 등 생활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해 한국경제의 내수를 다져왔다. 이후 국내 최초로 포장용 필름과 콘덴서용 필름을 개발해 수출 경쟁력 향상에도 이바지했다. 이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1978년 고려애자공업주식회사를 설립, 세계에서 4번째로 초초고압 애자를 생산해 국내 전력산업에도 기여했다. 삼영화학그룹은 현재 10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기업이자, 포장재로 쓰이는 OPP 필름생산에 있어 세계 3대 메이커로 성장했다.

“기업의 목적은 나와 주변 사람을 잘살게 하는 것”이라며 평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온 그는 2000년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올해 99세의 고령에도 인재양성에 매진하고 있는 그는 “생전 노벨상을 능가하는 관정 세계 과학상 창설을 구상 중”이라며 이공계 분야에서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강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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