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트 AI 인핸스트 미국 대형주 넥스트밸류 ETF(NVQ)’는 인공지능(AI)이 운용하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다. 가치주에 투자하되 유형자산뿐만 아니라 무형자산의 가치까지 고려해 기업을 평가하고 종목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신개념 가치주 펀드로 꼽힌다. 물론 방대한 데이터를 추출하고 딥러닝을 통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추리는 일을 사람이 아닌 AI가 한다는 점도 일반적인 액티브 ETF와 다르다. 전통적 가치주 평가 방식인 저PBR 종목 300개를 후보군으로 삼고 이 중 100종목을 골라 투자한다. 매달 AI의 선택에 따라 종목과 비중을 리밸런싱한다.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증시에 액티브 ETF를 상장한 크래프트테크놀로지의 네 번째 상품으로 지난해 11월 출시됐다. 크래프트는 서울대 전기공학부, 경제학 대학원(수료) 출신의 김형식 대표가 지난 2016년 설립한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현재 약 40명의 직원 중 30여 명이 데이터사이언티스트와 엔지니어일 정도로 AI 운용 기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크래프트는 2019년 5월 AI 인핸스트 미국 대형주 ETF(QRFT)와 AI 인핸스트 미국 대형주 모멘텀 ETF(AMOM)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두 ETF 모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수익률을 크게 웃돌며 어느 정도 검증된 결과를 내놓자 회사는 지난해 고배당 ETF(HDIV)와 가치주 ETF(NVQ)를 추가로 출시했다. QRFT의 경우 지난 1년 수익률이 66.45%, AMOM은 84.41%를 기록했다. S&P500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ETF인 SPY의 같은 기간 수익률 47%를 크게 웃돈다.
비교적 새내기 ETF인 넥스트밸류 ETF도 초기 성과가 양호하다. 올 들어 가치주들이 성장주에 비해 나은 수익률을 올렸기 때문이다. 지난 3개월과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각각 13.83%와 19.51%로 같은 기간 S&P500지수 수익률인 12.57%와 11.32%를 앞섰다.
현재 구성 종목들은 미국의 드러그스토어, 에너지 관련 기업, 자동차 업체 등 전통적 가치주 영역의 기업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 바이오 기업 등이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오기석 크래프트 홍콩법인장은 “AI는 마법이 아니고 확률을 높이는 장치”라며 “투자 후보군을 주고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꾸리면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를 수없이 계산해보면서 성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