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3월 29일 ‘사람과 문화를 이어 미래로 나아갑니다’라는 내용의 ‘인천공항 신(新)비전 2030+’를 발표했다. 올해 개항 20주년을 맞은 인천국제공항이 향후 20년 동안 나아가야 할 비전과 액션플랜을 알리는 선포식이었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취임한 지 불과 56일째 되는 날이었다.
김 사장은 “과거 인천국제공항은 양적 확대와 시설 확충, 매출액 증대에 집중했던 상업 공항이었지만 이제는 20년이 지나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앞으로 20년은 고객 경험을 중시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패러다임을 혁신하는 미래 공항이 돼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비전 2030+에는 사람과 문화·미래라는 키워드 3개가 들어 있다”며 “우선 환경과 사람을 위해 오는 2040년까지 아시아 공항 최초로 사용 전력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RE100을 도입하고 2030년까지 공항 지역 운행 차량을 전기·수소차량으로 바꾸는 그린모빌리티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공항에 여유 부지가 많은 만큼 신재생에너지의 자체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21세기 기업 경영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국내 최대 공기업 가운데 하나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선제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 사장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달부터 노조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형식의 노조대표참관제를 시행 중”이라며 “이사회 내용도 100% 공개할 정도로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인천국제공항에 문화·예술을 접목하려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무려 38만㎡에 달하는 제1여객터미널 주차장 부지에 전시와 엔터테인먼트·체험·숙박 등이 가능한 랜드마크 복합시설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이 단순한 중간 기착지가 아닌 최종 목적지 그 자체로 어필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구상이다. 김 사장은 “경쟁 공항인 싱가포르의 주얼창이공항은 실내 정원과 인공 폭포, 엔터테인먼트 등을 갖춰 관광객들을 끌어모았다”며 “공공의 자산인 공항 부지에 민간의 창의력과 자본을 접목시켜 경쟁 공항보다 매력적인 관광 명소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현재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있는 단계로, 시간이 촉박한 만큼 조속하게 추진해 임기 내 착공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공사는 2024년 실증 사업 추진을 목표로 현대자동차와 함께 도심에서 인천공항까지 드론택시 등 도심항공교통(UAM)을 구축해 이동 시간을 30분 내로 단축시키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미래를 어떻게 잘 예측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20년 뒤의 경쟁력이 결정된다”며 “인천국제공항의 장기적인 미래를 위해 초석을 제대로 깔아놓은 사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박홍용 기자 prodigy@sedaily.com, 사진=이호재 기자 s02079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