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미국 테슬라의 모델3 가격이 중국에서 1,000위안(약 17만3,780원) 인상됐다. 제조비용이 늘어난 데 따른 조치라고 테슬라는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모델3의 기본 가격은 현재 25만900위안(약 4,360만원)”이라고 밝혔다. 8일부터 모델3 가격을 1,000위안 올린 것이다. 모델3는 테슬라의 전기차 중형 세단 차종이다. 블룸버그는 제조비용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이번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그동안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키워왔다. 시장조사업체 EV세일즈에 따르면 모델3의 중국 판매량은 올해 1월 1만3,843대, 2월 1만3,688대, 3월 2만5,327대로 매달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테슬라에 대한 여론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19일 한 여성이 상하이모터쇼에서 '브레이크가 밟히지 않았다'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전시장의 테슬라 차량 지붕 위에 올라가 기습 시위를 하면서다. 이 여성은 테슬라 차량의 브레이크 결함으로 속도 위반을 했다면서 환불을 요구했지만 협의가 잘 진행되지 않자 행동에 나섰다.
이에 대해 관영 신화통신은 테슬라가 브레이크 오작동과 충전 중 발화 등의 이슈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여성이 거주하는 허난성 정저우시 시장감독국은 테슬라가 무조건 장씨 측에게 사고 직전 30분간의 주행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심지어 중국의 일부 강경 누리꾼들은 웨이보 등에서 테슬라 불매 운동을 선동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 싸이리쓰(SERES)는 화웨이와 합작해 내놓은 전기차 SF5 화웨이즈쉬안(華爲智選) 모델이 지난달 21일 출시 후 첫 이틀간 3,000대가 넘는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차량은 싸이리쓰의 기존 전기차 SF5에 화웨이의 전기차 시스템인 '하이 카' 시스템을 장착한 모델이다. 화웨이가 공동으로 제작한 전기차가 양산돼 일반 고객에게 팔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이 크게 위축된 화웨이는 전기차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화웨이는 완성차 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대신 첨단 기술이 부족한 전통 완성차 업체에 핵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파트너가 되는 사업 전략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테슬라의 이번 모델3 가격 인상이 한국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테슬라의 국내 신규등록 대수는 각각 18대와 20대에 그쳤다. 하지만 3월에 보조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3,194대까지 늘어났다. 전체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는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