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과 없이 자화자찬한 文, 국민을 더 힘들게 하지 말라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경제를 가장 빠르게 회복시키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부동산·일자리 정책 실패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사과 없이 “우리는 보란 듯이 해냈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서울 아파트(82.5㎡)값 상승 폭은 5억 3,000만 원으로 노무현 정부 때의 2억 6,000만 원에 비해 두 배라는 점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다. 정부 출범 후 4년간 늘어난 취업자 수를 봐도 문재인 정부는 26만 9,000명으로 박근혜 정부(168만 8,000명)의 성적을 크게 밑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지난 재보선에서 죽비를 맞고 정신이 번쩍 들 만한 심판을 받았다”며 일부 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나 정책 보완 의사를 밝히면서도 “부동산 정책 기조는 달라질 수 없다”고 말해 고집스러운 태도를 버리지 않았다. 이어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뒤 ‘추가적 재정 투입’을 예고했다. 이는 세금을 동원해 단기 공공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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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로 지칠 대로 지쳤다. 편 가르기 하는 분열의 정치, 집권 세력들의 잇단 ‘내로남불’ 행태는 국민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이는 여당의 재보선 참패와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 급락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시대정신과 균형 감각’을 꼽았다. 남은 임기 1년 동안 그 덕목을 스스로 실천해 국민들을 더 힘들지 않게 하기를 바란다. 낡은 이념에 얽매인 오기의 정치부터 접고 규제·노동 개혁을 추진해야 세금 일자리가 아닌 민간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코로나19 백신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북한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 원칙도 분명히 해야 한다. 임기 말 혼란을 막으려면 대선의 중립적 관리도 중요하다. 탈당까지는 아니더라도 강성 지지층과 거리를 두는 탈정치의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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