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안전 문제' 중국산 페놀폼 단열재, 중대 결함

작년 수입량 2,734톤 달하는데

열전도율 등 테스트서 성능 미달

업계 '치명적 결함' 우려 현실로






국내에서 수입·유통되는 중국산 페놀폼 단열재 제품 일부에서 치명적 결함이 발견됐다. 그동안 시장에 우려했던 중국산 페놀폼 단열재 품질에 문제가 있음이 공식 확인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가기술표준원은 최근 중국 산동성에 위치한 단열재 업체 ‘산동북리화해연합복합재료고분유한공사’가 생산한 페놀폼 단열재에 부여됐던 'KS M ISO 4898(경질 발포 플라스틱 건축물 단열재 재품군 품질 표준)’ 인증 Ⅰ-A와 Ⅱ-A 가운데 Ⅱ-A를 취소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가기술표준원이 단열재 제품의 가장 중요한 성능인 단열성능을 평가하는 열전도율 테스트에서 성능이 크게 미달된 점을 확인하고 인증을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중국산 페놀폼 단열재의 안전성 문제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다. 현재 일부 국내 업체들이 산동북리화해연합복합재료고분유한공사가 생산하는 페놀폼 단열재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 수입되는 전체 중국산 페놀폼 단열재의 40% 가량을 차지한다. 지난 2014년 62t에 불과했던 중국산 페놀폼 수입량은 2018년에는 865t으로 14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2020년에는 2,734t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는 등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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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의정부 아파트 화재와 2017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등 대형 화재 사건이 잇따른 후 건축법이 강화되면서 화재에 강한 고성능 단열재 시장은 꾸준히 성장했다. 단열재 시장의 성장과 함께 중국산 페놀폼 단열재 수입량 역시 크게 증가했는데 단열 성능과 실제 성능이 차이가 나거나, 표면에 제품정보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는 등 문제가 있는 중국산 제품들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단열 성능이 잘 나오도록 테스트용 제품을 만들어 성적서를 발급받고, 실제로는 이와는 전혀 다른 성능 미달 제품을 수입해 속여서 판매하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국내 건축용 단열재를 유통하는 A업체가 공인시험기관에 의뢰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페놀폼 단열재 4개 제품을 수거해 열전도율을 측정한 결과 4개 제품 모두 홍보자료나 제품에 표기된 열전도율 값과 크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의 실제 단열 성능이 표기된 성능보다 적게는 20%에서 최대 70%까지 미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단열재의 단열 성능이 떨어지면 건물의 에너지 효율이 낮아져 냉난방비가 많이 들고 결로 등 하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성능 미달 제품이 유통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단열재는 벽지, 석고보드 안쪽에 시공되기 때문에 시공이 완료된 후에 눈으로 확인할 수 없고 재시공도 어려워 피해를 보상받기 힘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페놀폼 단열재가 시장에서 주목 받기 시작하니 성능이 떨어지는 데도 불구하고 국산 보다 값이 싼 중국산 제품을 건설현장에서 채택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사 현장에서 철저한 품질 확인 및 제대로 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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