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들이 11일 송영길 대표에게 당 혁신 방향과 국정 운영 등 여러 정국 현안과 관련해 목청을 높였다. 야당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임혜숙·박준영·노형욱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두고 뜨거운 찬반 논쟁이 펼쳐진 것이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송 대표와 재선 의원들의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장관 후보자 3인에 대해 당 지도부가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을 두고 쓴소리가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에 의하면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난 임혜숙 후보자는 여성 후보자라는 점에서 보호받아야 할 측면도 있지만 그럼에도 결단이 필요하다"며 "어제 대통령 기자회견은 아쉬웠다. 당 지도부가 대통령과는 별개로 결단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검찰개혁 속도 조절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에 '민주'가 없었다"며 "상임위 간사를 해보니 주요 정책이 상임위 위주가 아니라 위에서 정해져서 내려오더라"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1년이라도 당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대선 전까지 청와대 요청에 따라간다면 대선에 플러스 요인이 될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7 재보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온 '내로남불' 행태에 대한 자성도 잇따랐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조국·박원순 문제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당이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선에서 또 패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조국 사태'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던 2030 초선의원 5인방에 대해 "초선 5적이라고들 하는데 그들이 5적인지 아니면 당을 위해 반성한 의적인지도 판단해야 한다. 그들은 의적이었다"라고 추켜세웠다.
이에 송 대표는 "부동산 사태의 원흉이 김 실장이라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김상조(전 청와대 정책실장)는 내로남불의 극치였다"면서 "여당 국회의원들을 향해 청와대 정책실장이 강의하는 듯 하는 것부터 바꿔야 한다. 당이 중심이 되는 대선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인사권은 대통령에 있는 데다 해당 상임위에서 '적격' 판정을 내린 만큼 다양한 의견을 모아 청와대에 전달하는 것이 순리라는 반론도 나왔다고 알려졌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