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마다 클라우드 환경 기반의 디지털혁신(DX)을 추진하면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KT(030200)가 IDC를 새로 짓는 대신 리모델링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데이터센터를 짓고 고객사가 입점하는 ‘코로케이션’ 방식만으로는 빠르게 늘어나는 고객 니즈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KT는 서울 구로구에 이 같은 형태의 리모델링형 IDC 센터 1호 ‘KT IDC 남구로'를 열고 가동을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가로 60cm·세로 75cm에 높이가 2미터인 달하는 서버랙 335개를 수용하는 규모다.
KT 측은 “이전까지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한 뒤 서버를 구축하고 네트워크를 연결해 IDC를 개소했다면 이번에 도입한 형식은 다른 사업자가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센터를 빌려 KT의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이 같은 형태의 IDC를 ‘브랜드 IDC’로 분류하기로 했다.
이처럼 리모델링 방식의 IDC를 도입한 데에는 클라우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게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개소한 KT의 용산 IDC는 오픈과 동시에 계약을 하겠다는 고객사가 많아 ‘완판’되기도 했다.
남구로 IDC는 서울 남서부 도심이자 IT업체가 대거 입주한 구로IT밸리에 자리하고 있다. 국내 IT 거점인 상암과 판교의 중간에 위치해 미디어기업·게임기업 고객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KT목동1IDC와 직거리는 5.1km이고 구로, 혜화 등지의 주요 통신시설과 인접해 인터넷 속도를 높이고 대역폭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남구로 IDC는 ‘원 IDC(One-IDC)’ 구조로 빠른 네트워크 속도를 제공한다. 원 IDC는 수도권에 위치한 KT의 IDC(용산, 목동1·2, 강남, 분당)를 하나의 거대한 IDC 형태로 연동해 빠른 네트워크 트래픽 증설과 확장이 가능하다. 하나의 IDC에서 갑작스럽게 대용량 트래픽이 발생해도 인접 IDC를 경유해 백본망에 접속하는 방식으로 차질 없이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T는 남구로 IDC 개소를 위해 IDC 전문기업 드림마크원과 제휴를 맺었다. 드림마크원은 국내외 주요 네트워크 사업자와 연결할 수 있는 액세스 포인트를 갖춘 중립적 IDC 업체이다.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비상상황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했다. UPS 및 축전지를 완전 이중화하는 ‘2N’ 구조를 구축하고, 변전소를 이원화 구성해 무중단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지원한다. 또한 출입문부터 서버실까지 3단계 보안 시스템을 설치해 보안에 만전을 기했다는 설명이다.
이미희 KT Cloud/DX사업본부 상무는 “IDC 시장 1위 사업자로서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남구로 IDC를 열었다”며 “언택트, 디지털뉴딜 등 고객이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돕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