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신임 음악감독에 선임된 피에타리 잉키넨(41)이 “굉장한 잠재력을 지닌 단원들과 이 가능성을 함께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잉키넨은 12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KBS교향악단과는 몇 차례 합을 맞추면서 강렬한 캐릭터를 지닌 오케스트라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앞으로 더 좋은 연주회를 함께 만들어나가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KBS교향악단은 지난 2019년 12월 31일 요엘 레비 전 음악감독 임기 만료 이후 음악감독 자리가 1년 반 가까이 비어 있었다. 코로나 19로 선임 절차가 지연되면서 올 1월 예정이던 음악 감독 취임 일정도 뒤로 밀렸다는 게 악단의 설명이다. 잉키넨은 내년 1월부터 2024년까지 총 3년간 오케스트라를 이끌 예정이다.
잉키넨은 2006년을 시작으로 2008년, 그리고 지난해 정기연주회에서 KBS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그는 지난해 공연을 회상하며 “단원들과 나 사이에 상당한 조화를 느꼈고, 결과물도 매우 만족스러웠다”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잉키넨 선임으로 국내 양대 오케스트라인 KBS교향악단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예술감독은 모두 핀란드 출신 지휘자가 맡게 됐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핀란드 거장 오스모 벤스케가 이끌고 있다. 잉키넨은 “핀란드가 작은 나라인데 참 축복이라고 생각한다”며 보편화 된 음악 교육 시설과 ‘시벨리우스 아카데미’로 대표되는 체계적인 음악 교육 및 지원 등을 그 비결로 꼽았다.
앞으로 선보일 주요 레퍼토리는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 관객을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따뜻한 사람들”로 기억한다는 잉키넨은 “한국 전역에서 멋진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잉키넨은 세계적인 지휘자 양성소인 헬싱키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에서 지휘를 전공했으며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NDR 함부르크, SWR 슈투트가르트, BBC 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현재 도이치방송교향악단의 수석지휘자, 재팬 필하모닉 수석지휘자, 뉴질랜드 심포니 명예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KBS교향악단과는 2006년과 2008년, 그리고 지난해 정기 연주회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박정옥 KBS교향악단 사장은 “우리 교향악단과 작업할 때 보여준 단원과 더불어 함께 하는 열정, 그리고 그 결과물을 후보 추천위원회와 이사, 단원들 모두가 높게 평가했다”며 “잉키넨과 젊고 도전적인 오케스트라를 만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사진=KBS교향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