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후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 관련, 정민씨와 친구 A씨를 봤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민씨와 A씨가 당시 상당량의 술을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SBS 보도에 따르면 정민씨와 A씨는 막걸리 3병과 청주 2병, 640㎖짜리 소주 2병과 360㎖짜리 소주 2병 등을 구입했다.
경찰 조사에 A씨는 구입한 술 대부분을 마셨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가하는 모습과 다시 한강공원을 찾은 모습이 찍힌 CCTV에서 A씨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 경찰이 드러나지 않았던 새벽 3시30분 이후 상황에 대한 목격자들의 공통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1일 YTN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지금까지 확보한 목격자 7명을 불러 조사했다. 이들 가운데 3명을 서울 반포한강공원으로 불러 목격 장소와 전후 상황 등을 자세히 물었다.
이에 대해 목격자들은 사건 발생 장소인 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주변 잔디밭에서 정민씨와 친구 A씨를 봤고 "새벽 3시40분쯤 정민씨는 자고 있었으며 그 곁에는 A씨가 서 있었다"고 증언했다.
뿐만 아니라 "A씨가 정민씨를 깨우고 있었고, A씨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는 것 같았다", "두 사람 모두 만취 상태로 구토하는 것 같았다"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민씨와 친구 A씨를 한강공원에서 봤다는 2명의 목격자가 추가로 나왔다. 이들은 사건 당일 새벽 2시쯤 직접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12일 연합뉴스TV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또 다른 목격자 2명을 확인해 진술을 확보했다. 지인 사이인 이들에 대한 조사는 이번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 서초경찰서가 아닌 구로경찰서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오전 1시50분~2시쯤 정민씨와 친구 A씨를 목격했는데 처음에는 바로 옆에서 봤고, 그 다음에는 20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봤다고 연합뉴스TV에 설명했다.
또한 이들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정민씨로 추정되는 남성은 바닥에 누워있는 상태고 A씨로 추정되는 야구점퍼를 입은 남성이 그 옆에 가방을 멘 채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겼다.
새벽 2시50분쯤까지 정민씨, A씨와 가까운 거리에 머물렀다는 목격자는 "야구점퍼 입으신 분(친구 A씨로 추정)이 일으키다가 정민씨가 다시 풀썩 누웠다"며 "A씨가 갑자기 물건을 챙기고 가방 메고 계속 서성이다가 저희가 갈 때쯤 다시 정민씨 옆에 누웠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경찰은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새벽 3시40분까지는 정민씨의 행적이 확인된 것으로 판단하고 이후 50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중앙대 의대에 재학 중이던 정민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새벽 2시께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정민씨는 실종 닷새 만인 지난달 30일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한강공원에서 귀가하던 당시 정민씨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었다. A씨의 휴대전화는 정민씨 실종 당일 오전 7시께 전원이 꺼진 뒤 2주 가까이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경찰은 A씨의 사건 당일 구체적인 행적과 당시 신고 있던 신발을 버린 경위 등도 파악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민씨 시신의 부검을 의뢰해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정확한 사인은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는 다음주쯤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