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 對美 무역협상 대표 바꾸나

WSJ “류허→후춘화 변경 검토”

대만·인권 등 새 갈등 이슈 부상

'무역은 부차적' 인식 반영인 듯

류허(왼쪽) 부총리와 후춘화 부총리. /서울경제DB류허(왼쪽) 부총리와 후춘화 부총리. /서울경제DB




중국 정부가 대미 무역 협상 대표를 류허 부총리에서 후춘화 부총리로 교체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대표 교체는 무역 협상에 대한 중국 측의 인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WSJ가 지적한 바에 따르면 우선 현재 무역 협상 대표인 류 부총리의 나이가 문제가 된다. 류 부총리는 공식 통계로 1952년 1월 생이다. 내년이면 만 70세가 된다. 대부분의 중국 관료들이 65세 전후에 은퇴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은퇴설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류 부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고등학교 동기 동창으로 그동안 시 주석의 신임을 바탕으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왔다. 다만 중국 정부 내 나이 규정은 벗어날 수 없었던 셈이다. 시 주석은 1953년 6월 생이다.



새 협상 대표를 맡게 되는 후 부총리는 1963년 4월 생으로 올해 만 58세다. 중국 정부 인사의 세대 교체는 대략 10년마다 이뤄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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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미 무역 협상에 대한 인식 변화도 대표 교체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앞서 ‘시진핑 친구’ 류허가 협상 대표가 됐을 때는 무역 문제가 미중 분쟁의 핵심이었고 이에 따라 시 주석이 직접 관여할 필요가 있었다. 류 부총리는 지난해 1월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체결에 성공했지만 중국 내에서 실익을 별로 얻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는 시 주석의 권위에도 상당한 손상이 가는 일이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에 인권·대만 등 전방위적으로 미중 갈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무역은 이미 부차적 현안으로 축소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후춘화는 현재 국내 경제를 담당하는 상무부 관할 부총리라는 점에서 이는 결국 무역 협상의 위상 하락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후 부총리는 대미 관계 경험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이 현 추이톈카이(1952년 10월 생) 주미 대사 후임으로 보다 강성인 친강(1966년 3월 생) 외교부 부부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미 교섭 라인 재정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후 부총리가 여전히 시 주석의 뒤를 잇는 최고권력자 후보군 중 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공산당 수뇌부 내의 교통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시 주석의 직계가 아니라 전 국가주석인 후진타오의 중국공산주의청년단 계열이다. 이는 부총리급에서 끝나는 것으로 누구나 인정했던 류 부총리와 다른 경우다.

WSJ는 “협상 대표 교체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고 여전히 류허가 남을 가능성도 있다”는 소식통의 말도 덧붙였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베이징=최수문특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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