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열에 여덟명은 무주택·서민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하는 담보인정비율(LTV) 우대 혜택을 더욱 확대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LTV 40%와 15억 원을 넘어서는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규제는 적절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13일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5일까지 한국갤럽을 통해 진행한 가계부채 대국민 서베이 결과를 발표했다. 일반국민 600명과 전문가 120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120명 전문가 대다수는 가계부채 증가속도에 대한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놨다. 8%대의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빠르다는 응답은 92.7%에 달했.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엽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적극적 대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87.0%(“필요하다” 64.2%, “매우 필요하다” 22.8%)였다. 관리가 필요한 대출로는 신용대출이 첫 손가락에 꼽혔고 주택담보대출과 비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강력한 대출규제가 적절하다는 응답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LTV 40% 제한 규제를 놓고 응답자의 61.2%가 적정하다고 평가했다. 50대 이상에선 73%, 40대 이하에서는 50%대의 응답률로 차이를 보였다. 15억 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금지 규제는 65.8%의 응답자가 긍정적 응답을 내놨다. 다만 전문가들은 36.6%만이 적정하다는 응답을 내놨다.
반대로 무주택·실수요자의 대출규제는 완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무주택자에게 충분한 대출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66.6%였다. 83.7%의 응답자는 LTV 10%포인트(p) 추가 혜택 조치가 더욱 확대되야 한다고 응답했다. 현재 무주택자이면서 연소득이 8,000만 원(생애최초 9,000만 원), 투기·투기과열지구 6억 원 이하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엔 LTV 10%p를 우대 받을 수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이탈 이 같은 서베이 결과에 발맞춰 2030세대를 만나 ‘주택금융과 청년층 주거사다리’를 주제로 금융발전심의회 청년분과(이하 금발심 퓨처스) 첫 회의를 개최했다. 금발심 퓨처스는 각계각층의 20~30대 청년 18명을 위촉해 금발심내 설치된 특별위원회다.
은 위원장은 “정부는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국가경제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고, 개인에게도 마냥 빚을 장려할 수만은 없어 가계부채를 일정 수준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현대 소득이 낮은 청년층, 사회 초년생들에게 의도치 않은 불이익이 발생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청년 특별위원은 “집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대출규제가 너무 엄격해 청년층의 내집 마련 희망이 점점 사라져간다”며 “무주택자·서민 등 실수요자들에 대해서는 대출규제를 일부 환화하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 여당은 5월 서민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규제 완화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상훈 기자 ksh25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