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 앞에서 협상 결렬을 알리고 있다./권욱 기자민주당이 13일 본회의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단독 처리하는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김 대표 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더 이상 여당과의 대화는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여당은 청와대의 눈치를 보거나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여당이 당당하고 떳떳하게 민심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우리 국민의힘은 대통령께 면담을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 대행은 “청와대와 민주당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장관 후보자 3명 중 1명에 대해서는 자진 사퇴의 방법으로 정리했지만, 나머지 2명의 후보자에 대해선 끝까지 장관으로 임명하겠다는 고집을 부리고 있다. 민주당은 끝내 장관 후보자 그리고 국무총리 임명 동의안에 대해 국회에서 강행 처리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한 명이 자진 사퇴했으니 나머지 세 명에 대해서는 임명하겠다 이런 식의 산수에 의한 숫자 놀음으로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자격이 안되는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장관이나 국무총리가 돼선 안된다는 게 당연한 원칙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인사권자인 대통령께서 결단을 하셔야 될 사안”이라며 “국민들이 바라는, 눈높이에 맞는 국정운영 하실 수 있도록 제가 찾아가서 대통령께 건의드리고자 한다. 엄중한 민심의 뜻을 전달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시간을 내어주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권욱 기자이날 박병석 국회의장은 오후 1시와 오후 4시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 대표 대행을 만나 협의를 주선했으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윤 원내대표는 오후 4시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저희 당의 입장은 오늘 박준영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함으로써 국민과 야당의 의사를 충분히 수용하고 반영했다는 입장”이라며 “총리 인준안 처리에 야당이 협조해주기를 요청했습니다만 거기에 충족된 답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 대행은 “국회의 원활한 의사진행을 위해서 그중에 최소한 두 명, 박준영·임혜숙 후보자에 대해서만큼은 적어도 부적격자로 다른 사람을 선정해야된다는 요구를 했지만그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래서 인사청문 절차 등에 대해 저희는 동의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장은 오후 7시에 본회의를 열어 김 후보자 인준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박 의장은 “코로나와 민생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내각을 총괄하는 국무총리를 더 이상 선출하지 않고 미룰 수 없다. 더욱이 다음주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고 총리마저 없을 경우 총리와 대통령이 모두 국내에 없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며 국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민수 국회의장 공보수석이 전했다. 또 박 의장은 “여러 차례 (여야 지도부의) 공개·비공개 협의를 주선하고 합의에 이르도록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놓고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 수석은 덧붙였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