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심화되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두겠다며 기업과 일심동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반도체는 더 이상 기업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문제라는 인식에서다.
문 대통령은 13일 경기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서 “세계 각국은 자국 위주의 공급망 재편에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을 선제적 투자로 국내 산업 생태계를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해 이 기회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반도체 산업은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간 경쟁의 시대로 옮겨갔다”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보조금 지원, 세제 혜택 등 파격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우리 정부도 반도체 강국을 위해 기업과 일심동체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시스템반도체까지 세계 최고가 돼 ‘2030년 종합반도체 강국’의 목표를 이뤄내겠다”며 “반드시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승리하겠다. 기업의 노력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과감한 반도체 지원 카드를 꺼낸 것은 미중갈등 국면 속 글로벌 공급망에 비상이 걸리면서 국가적 위기를 피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 4월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관계 부처에 세제 인센티브 개선, 규제 완화 등 대책 마련을 지시했고 이는 이날 공개한 K-반도체 전략으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반도체 현장을 방문한 것은 취임 후 5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0월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준공식 참석을 시작으로 2019년 4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시스템반도체 비전·전략 선포식, 2019년 11월 충남 천안의 MEMC코리아 실리콘웨이퍼 2공장 준공식, 2020년 7월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 열린 소부장 2.0 전략 보고대회 등에 참석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