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이용한 테슬라 차량 구매를 중단한다고 밝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에는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의 에너지 사용량 지적에 나섰다. 환경을 이유로 비트코인 사용을 중단한다는 자신의 발언에 정당성을 더하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13일(현지시간) 머스크는 트위터에 "최근 몇 달 에너지 사용량 추세는 미쳤다"며 비트코인 때문에 소비되는 전기량이 급증했음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올렸다.
머스크가 올린 그래프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의 비트코인 네트워크 전력소비량 추산치의 변동을 나타낸 것이다. 센터는 현재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운영하는데 연간 약 149Twh(테라와트시)의 전기가 소모될 것으로 추산한다. 약 106Twh로 추산된 올해 1월 1일과 비교하면 40%, 1년 전인 작년 5월 13일(80Twh)에 견주면 86% 늘었다.
전날 머스크는 "우리는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에 있어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의 사용이 급증하는 것을 우려한다"며 테슬라 차량 구매시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는 여러 측면에서 좋은 아이디어이고 장래가 유망하다고 생각하지만 환경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수는 없다"고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이같은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머스크가 트윗을 올린 시간인 오후 6시경 5만4,000달러대를 오가던 비트코인 가격은 약 두시간 뒤 15% 가까이 하락하며 4만6,000달러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인 이더리움과 도지코인 등 여타 암호화폐도 급락했다.
다만 머스크는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팔지 않을 것"이라며 채굴작업이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이용하는 형태로 전환될 경우 다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겠다고 덧붙였다. CNN비즈니스는 머스크가 이전에 비트코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지 못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테슬라가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월 테슬라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에 투자했으며, 자사 차량을 비트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여타 대기업이 비트코인 투자에 나서면서 지난해 말 2만8,000달러대에 머물던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6만4,800달러까지 급등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