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 회계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고맙고 짠하다”고 했다. 청와대가 전날 ‘영국산 도자기 국내 반입’ 논란을 빚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데 대해 “고맙고 짠하다”고 한 데 이은 발언이다.
김 회계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이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내놓은 발언을 인용하면서 “고맙고 짠하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야당 대표로서 청와대 인사를 비판하면서 “(추천과 검증에) 실패하고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청와대의 모습이 기이하게 느껴집니다”라고 했다. 당시 인사 검증에 실패했는데도 책임지지 않는 청와대를 비판했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문 대통령은 야당이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임명을 그대로 강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자 “박 후보자 본인이 결단을 해줘서 고맙지만 마음이 짠하다”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논의 과정을 존중하겠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면서 “지난 주말쯤 여론에 대해 종합적으로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대통령도 여론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자진 사퇴한 후보를 향해 “고맙고 짠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야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민주당이 총리 임명 동의안과 두 장관 인사청문보고서를 강행 처리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