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상 맞아?"…격리장병 부실급식 해명 사진에 '역풍'

국방부가 최근 제기된 부실급식 제보를 부인하며 '정상적으로 제공된' 급식 사진을 공개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17일 국방부 페이스북에 따르면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은 전날 오후 늦게 '국방부에서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려 국방부 직할부대인 계룡대 근무지원단이 관리하는 대대 소속 격리 장병들에게 제공된 급식 사진을 3장 공개했다.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통해 계룡대 예하 부대에서 지난 14일 조식 때 '쌀밥과 볶음김치, 건더기가 없는 오징어 국' 등 부실급식이 제공됐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국방부는 입장문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계룡대 근무지원단이 직접 관리하는 7개 부대 중 3개 대대(관리대대, 수송대대, 군사경찰대대)에 총 8명의 격리장병들이 있다"며 "이들에게 제공된 도시락은 배식하기 전 간부들이 검수를 위해 아래와 같이 촬영된 사진을 확인 결과 모든 메뉴가 정상적으로 제공되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계룡대 근지단 직접지원부대뿐만 아니라 계룡대 내 육해공군 전 부대를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국방부가 제보자의 주장을 사실상 부인한 것으로 읽힌다.





국방부가 올린 '검수를 마친' 도시락 사진 속에도 쌀밥 외에 김치와 계란을 포함한 세 가지의 반찬이 담겨 있고, 250㎖ 우유와 별도 용기에 담긴 국이 지급됐다. 사진상으로는 일단 국을 포함해 '1끼 4찬' 원칙은 지켜진 것으로,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제보자의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국방부는 같은 날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게시물 댓글란에도 입장문과 실제 제공된 도시락 사진을 게재했다. 최근 부실급식 관련 제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국방부가 나름대로 사안을 신속하게 파악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를 두고 아무리 '정상' 식단이라도 군 당국이 일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해 오히려 불필요한 공분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가 입장을 올리자 '이게 지금 정상 도시락인 것인가', '정상 메뉴도 제대로 된 것 같지 않다', '검수한 사진이 저렇다면 더 문제' 등 하루도 채 안 돼 400여 개의 댓글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도 "군에서 정상적인 식단이라고해도 일반 민간 급식과 비교하면 사실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지만 굳이 일반 국민이 보기에 미흡한 사진까지 올리면서 대응하는 바람에 더욱 난처해졌다"고 말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