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4만달러선까지 밀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잇따른 트윗이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의 차트 전문가들이 비트코인의 최근 매도세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에버코어ISI의 리치 로스는 “비트코인 가격이 200일 이동평균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4만4,000~4만5,000달러 수준인 비트코인 가격이 4,000만달러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현재 가격에서 10% 이상 추가 하락하는 셈이다.
특히 머스크의 예측 불가능한 트윗이 암호화폐 시장의 초기 투자자들을 떠나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6일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모두 처분할 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미스터 웨일'이라는 이름의 트위터 계정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 테슬라가 비트코인 보유분 나머지를 처분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책할 것"이라면서 "머스크에 대한 증오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나는 머스크를 탓하지 않을 것"이라고 트윗을 남겼다. 이 트윗에 머스크는 "인디드(Indeed·정말이다)"라고 답변을 달았다. 미 경제매체 CNBC는 "테슬라가 나머지 비트코인 보유분을 팔았거나 팔 수도 있음을 머스크가 암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트윗은 기존 입장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어서 시장에 혼란을 일으켰다. 머스크는 지난 12일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는 것을 중단한다고 돌연 발표하면서도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 16일 트윗으로 논란이 커지자 머스크는 비트코인 판매설을 부인했다. 그는 '비트코인 아카이브'라는 계정의 트윗에 "추측을 명확히 하자면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하나도 팔지 않았다"라고 답을 달았다. 머스크의 연이은 트윗으로 암호화폐 시장은 혼란에 빠지면서 급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비트코인 투자금이 다시 금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난해 말부터 월가에서는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으로 주목한 바 있다. 마이클 퍼브스 탤백큰캐피털 어드바이저스 LLC CEO는 "모멘텀이 이제 비관론자 쪽으로 상당히 옮겨갔다"고 전했다.
한편 머스크의 트윗은 테슬라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배런스는 비트코인이 테슬라 주가의 "새로운 이슈"라며 "투자자들은 혼란에 지겨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CNBC도 "머스크의 암호화폐 트윗이 테슬라 주가 변동성의 원인이 된다고 많은 이들이 믿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한 월가의 유명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테슬라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버리는 1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5억3,400만달러(6,077억원)에 달하는 테슬라 풋옵션 80만10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풋옵션은 주가 하락을 예상할 때 투자하는 파생상품이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