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가게 직원 폭행 혐의로 입건된 주한 벨기에 대사 아내가 사건이 발생한지 약 한 달 만에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18일 주한 벨기에 대사관은 옷가게 직원들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피터 레스쿠이 주한 벨기에 대사의 아내 A(63)씨가 지난 8일 피해자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A씨는 피해자에게 전화한지 닷새 뒤인 지난 13일 경찰에 면책특권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피해자 측은 “대사 아내가 지난 8일 개인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며 “영어로 말해서 그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apologize(사과하다)’라는 단어를 들어 사과하는 내용으로 짐작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전화 통화가 끝난 후 번역기를 사용해 ‘당신이 하는 말을 정확히 알아 들을 수 없으니 통역사를 불러 다시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문자를 보냈지만, 지금까지 답장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달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의류매장에서 자신의 옷을 들춰보며 구매 여부를 확인한 직원의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이후 A씨는 뇌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지난달 23일 퇴원했다. 레스쿠이에 대사는 아내를 대신해 사과문을 올려 A씨가 경찰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지난 6일 폭행 사건이 발생한 지 약 한 달 만에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변호사 등을 대동하지 않고 A씨 혼자 출석했다”고 전했다. A씨가 면책특권을 유지함에 따라 처벌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절차대로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