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본격화된 LCD 패널 가격 상승세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CD 가격 상승에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추가 투자 없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어 이득을 보지만,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TV 제조사들은 제품 화면을 구성하는 핵심부품의 가격 상승으로 원가 압박을 받게 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DSCC)는 LCD 가격 상승세가 올해 2분기부터 둔화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조정하고, 상승세가 3분기까지 강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DSC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LCD 패널 가격은 전 분기 대비 27% 올랐고, 올해 1분기에는 14.5% 상승했다. DSCC는 LCD 판가가 올해 2분기 17%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가격 상승세가 3분기까지 이어져 3분기 중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LCD 패널 가격이 오르는 것은 코로나19 이후 IT 제품 및 TV 수요가 증가했고, 이와 함께 LCD 패널 공급 주도권을 잡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멈춘 점 등이 이유로 거론된다. 아울러 최근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를 비롯한 LCD 패널의 핵심 부품이 되는 반도체 확보가 어려워진 것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LCD 가격 상승세에 사업 철수를 선언했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당초 계획과 달리 LCD 생산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부터 LCD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던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말까지 LCD 생산을 연장하기로 했고, 국내 TV용 LCD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던 LG디스플레이(034220)[034220]도 추가 자원 투입 없이 현재 설비를 활용해 연장 생산을 하기로 했다.
반면 TV 업계는 제품 화면을 구성하는 LCD 패널 가격 상승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LCD 가격 상승과 반도체 수급 문제가 (TV 사업 수익성에) 일부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도 "LCD 패널 가격이 코로나19로 인한 홈코노미 트렌드 확대와 디스플레이 수요 증가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이에 따른 TV 원가 압박도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CD 가격 상승세가 올해 하반기를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B증권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디스플레이용 반도체 신규 증설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고, 신규증설을 시작해도 생산능력 확대에 최소 1년 이상 소요된다"며 "LCD 패널 공급부족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