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19일 ‘부처님오신날’을 기리는 불교계 행사를 찾아 부처의 가르침인 자비와 상생을 새기며 ‘불심(佛心)’ 잡기에 나섰다. 최근 인사 청문회와 상임위원장 재배분을 놓고 대립각을 세운 여야는 이날만큼은 상생을 강조하며 덕담을 나눴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등 주요 인사들이 모두 참석했다. 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여야 대선 주자도 자리했다. 행사장을 찾은 여야 정치인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인사했다.
여야 인사들은 이날 화해와 화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도 잇달아 내놓았다. 송 대표는 “각자의 속성을 잃지 않고 서로 원만하게 하나로 융합되는 모습을 원융(圓融)이라고 한다”며 “다툼과 차별,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세상이 조금이라도 치유되는 하루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기원했다.
여권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민생을 해결하고 공정한 세상을 이루는 공공의 책무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다가온다”며 “모든 사람이 귀하게 대접받는 사회, 더 평등하고 더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도 “서로 구별 짓는 분별심으로는 어느 것 하나 해결할 수 없다는 가르침이 가슴을 울린다”며 “상생과 연대, 포용과 협력의 정신이 더욱 깊어져 부처의 대자대비가 더 멀리 퍼져나가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도 “서로의 아집을 내려놓고 열린 마음으로 헤아려 서로에 대한 왜곡이 일어나지 않게 되기를, 우리와 저들을 차별하지 않고 조화롭게 소통하기를”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야권에서는 안 대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아니하는 ‘바른길’이라는 뜻에서의 중도 회복이 지금 대한민국 정치에 가장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중도를 걷기 위한 구체적 실천인 ‘팔정도(八正道)’를 살펴보면서 정치의 바른길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 대행도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이 코로나로 힘든 국민의 삶을 보듬어주기를 축원한다”고 전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