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단독(다가구 포함)주택 가격이 슬금슬금 오르더니 올해 들어 평균 매매가가 14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에서는 아파트 공급 부족 심화로 공동주택을 찾는 수요가 단독주택 시장으로 옮겨오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의 전반적인 공급 부족이 단독주택 값마저 올려놓은 것이다.
◇5년 새 2배 뛴 단독주택 가격=서울경제가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밸류맵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지난 5년(2016년~2021년 4월) 동안 서울 지역 단독·다가구주택의 평균 매매가 상승률은 8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가격은 실거래된 단독주택의 평균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울 단독주택 평균 매매가는 지난 2016년에 7억 4,065만 원이었다. 이후 2017년 8억 2,000만 원, 2018년 9억 6,000만 원, 2019년 10억 7,000만 원 등으로 매년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12억 1,000만 원까지 올랐고 올 들어 1~4월에는 14억 47만 원까지 상승했다. 5년 동안 거의 2배가량 평균 매매가가 오른 셈이다.
가격은 껑충 뛴 반면 단독주택 거래는 줄고 있다. 2016년에는 1만 9,000여 건이 거래됐으나 지난해에는 1만 1,000여 건으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4월까지 3,200여 건이 거래됐다. 단독주택 거래는 현 정부 들어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아파트와는 정반대다. 서울 단독주택의 경우 거래는 줄었지만 가격은 계속 오른 셈이다.
◇서울 공급 부족이 단독주택까지 미쳐=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서울 주택 수요는 꾸준한 가운데 공급은 부진한 결과로 해석한다. 아파트 공급 부족이 전체 주택 감소로 연결되면서 단독주택 가격을 올려놓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연간 인구주택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아파트·연립주택·단독주택 등을 포함한 서울 지역의 총 주택 수는 2016년 283만 857가구에서 2019년 295만 3,964가구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단독(다가구 포함)주택의 경우 2016년 35만여 가구에서 2019년 32만여 가구로 총량이 감소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은 “서울 주택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지지부진해 가격이 상승한 것”이라며 “단독주택 가격 상승은 공급 제한과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키 맞추기’ 효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전체적으로 소득이 증가하고 가구가 분화하는 등 주택 수요는 꾸준할 예정”이라며 “이를 받쳐줄 공급이 없다면 가격 안정은 나타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덕연 기자 grav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