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으로부터 빌린 돈이 많은 ‘주채무계열’ 기업군에 올해 32곳이 선정됐다. HMM(옛 현대상선)과 HDC, 장금상선, SM, 한라, 동원 등 6곳 계열 기업군이 신규 편입됐다. 세아와 KG 계열 등 2곳은 제외됐다.
20일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주채무계열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매년 금융기관으로부터 빚을 많이 낸 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한다. 주채권은행은 이들 기업군의 재무구조를 평가해 결과가 좋지 않은 곳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어 자구 계획 이행을 점검하는 등의 신용위험 관리를 해야 한다.
올해부터는 개정된 선정 기준이 적용됐다. 지난해까지 주채무계열은 신용공여액이 전체 금융기관의 잔액 대비 0.075% 이상인 곳이 대상이었다. 올해부터는 계열의 총차입금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1% 이상이면서 은행권 신용공여가 전체 은행 대비 0.075% 이상인 곳이 지정됐다. 기준 금액은 총차입금 1조 9,190억 원,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은 1조 1억 원 이상이다.
올해 주채무계열로 지정된 곳은 모두 32곳이다. 꾸준히 줄어 지난해 28개까지 감소했던 주채무계열은 올해 들어 4곳이 순증했다. 상위 5대 주채무계열은 현대자동차·삼성·SK·롯데·LG 순이었다.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이 11개로 가장 많았고 △우리 9개 △신한 5개 △하나 4개 △국민 2개 △SC 1개 등이었다.
주채무계열 소속 기업체 수는 370개가 늘었다. 지난 4월 말 현재 32개 주채무계열의 기업 수는 5,096개로 2020년(4,726개) 대비 7.8% 증가했다. 소속 기업은 삼성이 662개로 가장 많았다. 76개 늘어난 한화(552개)가 그 뒤를 이었다. 현대자동차(413개)도 45개가 늘어 SK(495개)와 CJ(454개), LG(424개)의 뒤를 이었다.
32곳 주채무계열의 빚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주채무계열의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은 255조 9,000억 원, 총차입금은 521조 1,000억 원이었다. 전년 대비 각각 25조 9,000억 원(11.3%), 62조 2,000억 원(13.6%) 늘었다.
주채권은행은 새로 선정된 주채무계열을 대상으로 재무구조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별도재무재표가 아닌 해외 자회사 포함 연결재무재표를 평가하게 된다. 또 부채비율 200~300% 구간의 평가 범위를 기존 25%포인트에서 10%포인트로 좁힐 계획이다. 쉽게 말해 재무구조 평가가 더 깐깐해진다는 의미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는 연결 기준으로 재무구조를 평가하는 첫해이므로 개선된 기준에 따라 평가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주채권은행을 면밀히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ksh25th@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