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기업공개(IPO) 청약에 들어가는 SD바이오센서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9조 원에 육박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몸값보다 높다. 과한 평가일까.
이에 대해 투자은행(IB) 업계는 20일 SD바이오센서의 실적을 봐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적만 놓고 보면 SKIET 등보다 더 높은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SD바이오센서는 지난해 매출 1조 6,862억 원, 영업이익 7,383억 원을 기록했다. 공모가 산정은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했다. 실제 IPO 주관사는 씨젠과 미국의 써모피셔사이언티픽·퍼킨엘머의 시가총액을 참조해 19배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 주당 평가액을 11만 2,067원으로 책정한 뒤 이를 다시 할인해 6만 6,000~8만 5,000원의 공모가를 제시했다. 공모가가 희망 범위 상단에서 확정되면 공모가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상반기 IPO 최대어다. 약 5조 원의 기업가치로 공모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물론 SKIET의 몸값 7조 5,000억 원도 훌쩍 넘어선다.
주목할 것은 SD바이오센서는 올해 1분기에만 영업이익이 6,000억 원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SD바이오센서의 1분기 실적은 매출 1조 1,791억 원, 영업이익 5,763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80%가량을 3개월 만에 달성했다. SD바이오센서와 주관사들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 실적을 반영한 주당 평가액은 14만 4,626원이다. 이를 다시 25%가량 할인하면 공모가가 약 11만 원으로 계산된다. 1분기 실적을 고려하면 공모가(8만 5,000원 기준)가 20%가량 할인됐다는 의미다. 공모가 할인 비율이 높은 점도 눈에 띈다. 상장 주관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이후 코스피에 입성한 기업들의 평가 몸값 대비 공모가 할인율은 평균 19.06~32.01%인데 SD바이오센서는 24.2~ 41.1%를 할인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따른 매출 감소 가능성은 우려 요소다. 당분간 진단 키트 수요가 계속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SD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진단 키트가 포함된 ‘STANDARD Q’ 제품군에서 90% 이상의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 회사 측도 “백신 접종이 지속되더라도 항체 생성 여부 진단, 가정용 진단 제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될 경우 진단 키트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D바이오센서는 다음 달 10~11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 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15~16일 일반 투자자 청약에 나선다.
/김민석 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