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위해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다음 달 13일까지 3주 더 연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아울러 현재 밤 10시까지로 제한된 수도권 식당·카페·실내체육시설·노래연습장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과 유흥시설 운영금지 조치도 현행대로 유지된다.
전문가들은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400∼700명을 오르내리는 지금의 신규 확진 규모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진단하면서도, 여러 변수를 고려해 현행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에 "신규 확진자 수가 폭증할 가능성이 많지는 않다"며 "과거처럼 종교 집단을 매개로 한 대규모 집단감염 등의 변수만 없다면 지금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질병이 퍼지는 힘과 정부·국민이 함께 질병을 억제하는 힘이 400∼700명 수준에서 밸런스를 이루는 상황"이라면서 "지금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환자 수가 다시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유흥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 대상 영업 제한 조치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데에도 공감했다. 최 교수는 "현 수준에서는 당연히 (거리두기 2단계 지역 유흥시설 집합금지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며 "확진자 수가 100명, 200명 미만으로 떨어진 후에야 유흥업소 운영도 검토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천 교수도 "대부분의 유흥시설이 실내에 있고, 환기 시설이 적절하지 않은 데다 마스크를 쓸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라며 "게다가 장시간 머문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건 현재로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1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 800명'을 기준으로 단계 격상이나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 강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절대적인 확진자 수보다 전반적인 '추세'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700명에서 갑자기 1,000명, 1,200명으로 불어날 수 있는 변수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며 "800명이라는 인위적인 기준 하나만 바라보기보다는, 지역사회 곳곳에 퍼진 감염을 고려해 전체적인 유행 상황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 역시 "지금 상태에서 (확진자 수가) 800∼1,000명으로 늘어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800명까지는 괜찮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환자 발생 수준에 만족하면 안 되고, 무증상 감염자를 더 빨리 찾아내 확실하게 지역사회 내 전파 고리를 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직장·사회단체·공공단체가 직접 주기적, 반복적으로 자가검사를 받도록 해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내야 한다"며 "정부가 진단검사 대상자를 정해 일부만 검사하는 '톱다운' 방식으로는 무증상 감염이 계속 퍼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천 교수도 "6월 말까지는 최소한 현재 환자 상황을 유지해야 된다"며 "정부 계획대로 1,200만∼1,300만명이 접종을 받으면 감염 재생산지수(R값)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6월 말까지는 현 상황을 유지하고, 그 이후 다시 새로운 방역전략을 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