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과감한 투자로 미래 차 시장에 승부수를 내건 LG전자가 전장 ‘삼각 편대’를 중심으로 전장 사업(VS)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각 자회사와 합작 법인별로 독자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LG전자는 이번에는 미래자동차를 위한 고성능 제어장치 개발에 나섰다.
21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LG전자의 전장 자회사이자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 ZKW는 전날 오스트리아공과대·비너노이슈타트응용과학대와 함께 고성능 자동차 제어장치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존Z(zoneZ)’라고 불리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ZKW가 목표로 하는 것은 레이더·라이다·카메라 등 센서뿐만 아니라 헤드램프 및 디스플레이와 같은 액추에이터까지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는 것이다. 헤드램프 기업인 ZKW가 주력 분야의 기술력을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 차에 걸맞은 제어장치를 만드는 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제어장치가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차량 앞의 위험한 물체를 비추는 기능이 확대되고 주차 보조 또는 보행자 보호 기능을 활성화시켜 사고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올리버 슈베르트 ZKW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운전 환경에서 제어장치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싶다”며 “(성공적으로 끝날 시) 미래 제품군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인포테인먼트·조명 등 자회사나 합작 법인의 특화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종합적인 전장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전방위적인 투자에 따라 지금까지 적자를 이어오던 VS 사업 본부도 오는 하반기부터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8년 인수한 ZKW는 향후 3년치 주문량을 조기에 확보할 만큼 역대 최대 수주 잔액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60조 원에 달하는 LG전자 전장 사업의 전체 수주 잔액 가운데 ZKW의 비중은 2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7월 출범을 앞둔 마그나인터내셔널과의 합작 법인(엘지마그나이파워트레인)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와 LG전자 및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는데다 이들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애플과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 협력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스와미 코타기리 마그나 CEO가 최근 “애플카를 제작할 준비가 돼 있고 북미 공장 증설 의향이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일각에서는 마그나의 애플카 초도 물량 계약 임박설도 흘러나왔다. 업계에서는 합작 법인 매출이 내년부터 연평균 50%씩 성장해 2023년에는 1조 원, 2025년에는 2조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올 3월에 스위스의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와 합작 설립한 알루토의 본격적인 사업도 시작했다. 양사는 LG전자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과 룩소프트의 엔지니어링 능력 등 각 사의 장점을 바탕으로 웹 OS 오토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자율주행차 시대도 빠르게 다가오고 있어 종합 전장 기업으로서 LG전자의 성장성도 높다”며 “3각 편대를 중심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