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남북 간 대화와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 이행 과정에서도 빈틈없는 공조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처음으로 만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 방안, 한미동맹 발전 방향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에 대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양국이 긴밀히 소통하며 굳건한 신뢰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북 간 대화와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해리스 부통령은 북핵 문제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한국 등 역내 파트너와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협력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전례 없는 글로벌 보건위기 속에서도 양국이 긴밀히 협력한 점을 평가하고 신속한 위기 극복을 위해 백신 관련 협력을 지속해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70년 한미동맹’에 대한 의미도 공유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한반도 및 동북아, 전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핵심축(linchpin)’으로서 동맹의 모범이 되어왔다고 평가하고 양국 간 협력의 지평을 확대해 한미동맹의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번 미국 방문이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양국이 긴밀히 소통하는 가운데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에 공감하면서 미국의 동맹 중시 기조 속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자 문제 대응 등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도 논의됐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중미 북부 3개국(과테말라·온두라스·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 문제의 근본적 원인 해소가 중요하다며 한국의 지원과 역할을 요청했다. 남부 국경지대의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은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처음으로 맡긴 중책이다.
문 대통령은 미국 측 노력에 대한 지지를 표하고 개발협력 등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에 대한 깊은 우려도 공유했다.
문 대통령이 조만간 해리스 부통령을 한국에서 재회하기를 기대한다고 하자, 해리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의 초대에 사의를 표하며 다양한 현안에 대해 소통을 이어나갈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화답했다.
/워싱턴=공동취재단, 서울=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