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분노의 질주 : 더 얼티메이트(분노의 질주 9)’의 초반 흥행몰이에 극장가가 모처럼 설레고 있다. 올해 개봉작 중에서는 물론이고 지난 해 코로나 19 발발 이후 극장 개봉에 도전했던 작품 중 가장 좋은 오프닝 기록을 냈기 때문이다.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평도 좋은 편이다. 극장의 대형 스크린과 사운드 시스템이 뒷받침 돼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게다가 미국 내 백신 접종 확대에 힘입어 기지개를 켠 할리우드가 그간 국내외 개봉을 보류해 온 기대작들의 상영 일정을 연이어 확정하고 있어, 대작들의 릴레이 공급이 코로나 19로 떠났던 관객들의 발길을 다시 돌려 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분노의 질주 9’는 지난 19일 개봉 이래 22일까지 누적 관객 89만1,654명을 기록하며 개봉 첫주 100만 고지 돌파를 확정 지었다. 앞서 개봉 첫날에는 하루 관객 40만166명을 동원, 지난 해 여름 ‘반도’의 오프닝 기록 35만3,000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코로나 19로 인한 1년 지각 개봉에도 불구하고 ‘분노의 질주 9’가 초반 흥행에 성공한 이유는 ‘코로나 블루’를 제대로 날려 주는 할리우드 스타일의 오락 요소가 가득한 덕분이다. 2001년 처음 선보인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초반에는 저예산 B급 액션 영화로 평가됐으나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제작 예산이 증가하면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액션 효과가 더욱 화려해지고 있다. 신작의 경우 럭셔리 자동차부터 군용 트럭, 장갑차, 로켓, 드론까지 추격전에 동원해 다양한 액션 장면을 보여준다. 글로벌 로케이션 촬영 덕에 관객들에게 간접 세계여행의 재미도 선사한다. 아울러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됐다는 점도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한국에서 흥행 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에 주연 배우 빈 디젤은 “많은 분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고 들었다”며 “마침내 극장에서 개봉한 게 기쁘고,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을 결정한 게 자랑스럽다”고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분노의 질주9’의 흥행 성공 소식은 뒤 이어 개봉할 다른 할리우드 작품들에도 희소식이다. 우선 26일에는 월트 디즈니의 야심작 ‘크루엘라’가 관객들과 만나 흥행 릴레이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크루엘라’ 역시 ‘분노의 질주 9’와 마찬가지로 팬데믹에도 극장 시스템이 꾸준히 정상 가동된 한국을 세계 최초 개봉 국가로 택했다. 이 영화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의 악당 캐릭터 ‘크루엘라’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스토리를 구상해낸 작품으로, 주연 배우 엠마 스톤과 엠마 톰슨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과 다채로운 볼거리가 매력 포인트다.
여름이 시작되는 6월에는 더 많은 신작들이 국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다음 달 9일에는 ‘분노의 질주9’처럼 짜릿한 액션물인 ‘캐시 트럭’이 개봉한다. 앞서 천만 관객을 달성했던 ‘알라딘’의 가이 리치 감독이 연출한 영화다. 23일에는 2017년 흥행작의 속편인 액션물 ‘킬러의 보디가드 2’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잔잔한 힐링을 선사하는 애니메이션도 개봉한다. ‘소울’에 이은 디즈니 픽사의 차기 야심작 ‘루카’가 전체 관람가로 가족 단위 관객까지 노린다.
7월에는 마블 영웅이 돌아온다. 신작은 어벤져스 군단 중에서 전투와 전략 능력을 겸비한 캐릭터 ‘블랙 위도우’의 과거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그간 코로나 19로 개봉 일정을 확정짓지 못하다가 미국의 팬데믹 상황 호전으로 현지 개봉이 확정되면서 한국 개봉 시기도 함께 결정됐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관계자는 “마블 시리즈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역대 최고 오프닝, 역대 외화 흥행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 역사를 다시 써왔다”며 “블랙 위도우는 그런 마블 스튜디오가 선보이는 올해 첫 액션 블록버스터”라고 강조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