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우리는 외교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문제는 북한이 그럴 준비가 돼 있느냐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이틀 뒤 미국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관여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북한의 호응을 주문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결정한 것은 "한반도의 완전한(total)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기회가 북한과 외교적으로 관여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실제로 관여를 하고자 하는지 기다리며 지켜보고 있다"며 "공은 북한 코트에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말 새 대북정책 검토를 마치고 북한에 이를 설명하고 전달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한 상태다. 이에 북한은 측은 “잘 접수했다”고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신중하고 조정된 접근법’이라며 "일거에 해결되는 일괄타결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동시에 "북한이 유엔에 의해 분명히 금지된 행동에 계속 관여해 제재가 유지되고 있지만 우리는 분명 이를 외교적으로 추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그러지 않고 있고 그래서도 안 된다"면서도 “어려운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이전 미 행정부가 해결하려 노력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고, 핵 프로그램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발전하고 위험해졌다고 언급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지난 3일 영국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에서도 "북한이 외교적으로 관여할 기회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향해 전진할 방법이 있는지 살펴볼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맞아 지난 1월 취임 이래 공석이던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자리에 성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임명한다고 깜짝 발표하며 북한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다. 이어 블링컨 장관이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며 북한이 호응하고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을 다시 한번 주문한 셈이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