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대만, 중국의 코로나 백신 지원 제안에 "신뢰 안해"

대만 "中 제안, 통일전선 차원 분열 획책"

대만 국민 80% "중국산 백신 안맞는다"

대만 타이베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보 수준이 3단계로 상향된 가운데 지난 18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코로나19 신속 검사소 앞에 줄지어 서 있다./AP연합뉴스대만 타이베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보 수준이 3단계로 상향된 가운데 지난 18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코로나19 신속 검사소 앞에 줄지어 서 있다./AP연합뉴스




중국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대만에 자국 백신 제공을 제안했지만, 대만은 거부감을 나타냈다.



25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전날 밤 성명을 내고 "(대만) 섬의 코로나19 상황이 날로 심각해진 가운데 섬 안의 일부 단체와 인사들이 대륙(중국) 백신 구매를 호소하고 있다"며 "우리는 신속히 준비해 많은 대만 동포가 시급히 대륙 백신을 쓸 수 있도록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주 대변인은 아울러 중국이 대만에 방역 전문가들을 보내 방역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대만의 중국 담당 부처인 대륙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중국 측의 제안이 통일전선 차원의 분열 획책이라고 비판했다. 대륙위는 "정식 채널을 통해 백신 제공 의사를 전해온 바 없다"며 "큰소리를 치면서 대만이 대륙산 백신 수입을 막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륙위는 이어 "대륙 측은 대만의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질 때 통일전선 분열 술책을 쓰고 있다"며 "대만 사회와 국제 사회가 모두 이를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허베이성 우한에서 지난달 28일 대학생들이 줄지어 중국 제약사 시노팜의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AFP연합뉴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허베이성 우한에서 지난달 28일 대학생들이 줄지어 중국 제약사 시노팜의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AFP연합뉴스



심각하게 냉각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와 중국산 백신에 대한 대만인들의 높은 불신 탓에 중국산 백신이 대만에 제공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내부적으로 진행한 비공개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 80% 이상이 중국산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했다. 중국과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국민당 진영을 중심으로 백신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중국산 백신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는 소수의 목소리도 존재하기는 한다.

관련기사



이런 가운데 대만 측에서도 강하게 구매를 희망하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공급의 문제는 다소 복잡하다. 중국 제약사인 푸싱의약그룹은 1억달러 이상의 개발비를 독일 제약사 바이오엔테크에 대고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대만의 유통권을 확보했다. 최근 푸싱의약그룹은 대만 측에 백신을 공급할 수 있다는 의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대만은 지난 2월 바이오엔테크와 백신 구매 계약 체결 직전 단계까지 갔지만 바이오엔테크 측이 돌연 이를 번복했다. 당시 대만은 중국 측의 압력 의혹을 제기했다.

대만은 그간 성공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왔지만 이달 중순부터 광범위한 지역사회 감염이 나타나고 있다. 24일 대만에서는 334명의 신규 지역사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견됐다. 이날 사망자도 6명 늘어났다. 지역사회 본격 감염이 나타난 지난 16일 이후 9일 연속 대만 지역사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0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박예나 인턴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