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항공사, 리스부채에 항공기 잇따라 반납

■심층분석

대한항공 14대·아시아나 5대 등 반납 계획

제주항공, 1년 이내 리스부채 1,200억 달해

"내년 항공 수요 살아나면 대응 못해" 우려도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부터 실적 부진에 시달린 항공사들이 고정비 절감을 위해 항공기를 반납하는 등 고육지책을 짜내고 있다. 백신 접종 본격화 등으로 내년 글로벌 항공 산업 회복이 조심스럽게 전망되는 가운데 폭증하는 수요를 국내 항공 산업이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항공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올해 안에 총 26대의 항공기를 반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5일 기준 160대를 소유한 대한항공이 가장 많은 항공기(14대)를 반납한다. 아시아나 항공(83대)은 5대, 제주항공(42대)은 4대, 진에어(25대)는 2대, 티웨이항공(27대)이 1대를 앞으로 반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반납은 항공기 운영에 드는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항공사들의 마지막 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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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은 고정비 부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아시아나 항공이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리스 부채는 7,548억원에 달한다. 대형 항공사보다 리스 항공기 운항 비율이 높은 편인 저가항공사(LCC)도 리스 부채 걱정이 크다. 올 1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만기 1년 이하 리스 부채는 1,276억원으로 지난해 한해 매출액(3,770억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업계는 항공기 반납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올해 주요 선진국들이 백신 접종을 본격화하며 내년 해외 여행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항공기를 줄였다가는 수요에 대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항공기를 늘리는 것도 어렵다. 항공 산업 회복에 따라 항공기 리스료도 동반 상승하기 때문이다.

항공기를 줄일 때마다 유휴인력이 발생하지만 규제 산업 특성 상 해고가 어렵다는 점도 항공업계의 불만이다. 통상 한 대당 파일럿, 승무원, 정비사 등을 포함해 100명에 가까운 인력이 필요하다. 한 대를 줄일 때마다 유휴인력이 100명이 느는 셈이다. 올해 26대를 줄이겠다고 밝힌 만큼 항공 산업에서 2,600명의 유휴 인력이 발생한다. 회사는 전보, 돌아가며 휴직 등 최대한 유휴 인력을 활용하고 있지만 인건비 비중이 높은 항공산업 특성 상 크게 실적 개선 효과를 누리기는 어렵다. 1분기 저가항공사(LCC)들의 적자를 합치면 2,300억원에 달한다.

업계는 정부가 항공사들에 지급해온 유급 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이 다음달로 종료되는 것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 항공업계는 지난해처럼 지급 기간을 연간 180일에서 240일로 늘려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지만 고용노동부는 아직 묵묵부답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항공사들에 막대한 지원을 해주고 노동유연성도 높이고 있다”며 “국내는 규제 강도에 비해 지원은 적은데 고용은 그대로 유지하라는 것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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