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두산家 3세 막내 박용욱 회장의 '아트 하이브리드' 호텔 실험

■비즈니스 호텔 고정관념 깬 '청담 에이든'

박 회장 호텔 경영 전면에 나서며

라운지 가구·소파 쇼룸처럼 꾸미고

유명 작가 미술·디자인 굿즈 판매

스페셜 커피·맥주로 MZ세대 유혹

라이프스타일 체험공간으로 변신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박용욱 이생그룹 회장



두산가 3세의 막내인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이 아트 하이브리드 호텔 ‘에이든 바이 베스트웨스턴 청담(이하 청담 에이든)’을 통해 아트갤러리·가구·F&B·주류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대한 실험에 나선다. 이생그룹 산하의 스마트 오피스 및 인테리어 가구 업체인 넵스의 오너이기도 한 박 회장은 두산그룹 초대 회장인 박두병 전 회장의 막내 아들로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동생이다.

지난 2018년 11월 청담동에 오픈한 ‘청담 에이든’은 2년 넘게 위탁 경영으로 운영되다 올 3월 박용욱 회장이 일선에 나서며 본격적으로 호텔 경영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14층까지 150개 객실을 운영 중인 부티크 호텔인 청담 에이든은 세계 10위권의 다국적 호텔 체인 베스트웨스턴 호텔&리조트의 세계 첫 부티크 호텔 브랜드인 ‘에이든’의 최초 호텔이다. 1946년 설립된 베스트웨스턴은 세계 80여 국에 4,200여 개가 넘는 호텔이 포진해 있으며 국내에도 청담 에이든을 비롯해 베스트웨트턴 제주, 베스트웨스턴 해운대, 프리미어 서울 가든호텔 등 12개의 호텔 체인이 있다.



박 회장은 청담 에이든을 일반 호텔 비즈니스와는 차별화된 아트와 호텔·F&B 등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컬처 스페이스’로, 젊은 층이 열광하는 아트와 문화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승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미 청담동에서 가장 뷰가 좋기로 유명한 루프탑 ‘르까바레 도산’은 20~30대 핫피플 사이에 인증샷 ‘핫플’로 소문나 있다. 박 회장은 “호텔을 사업 영역의 확장으로 보기보다는 그동안 관심이 많았던 아트 비즈니스를 접목하면서 ‘넵스’에서 만든 맞춤형 가구를 소개하고 자체 맥주 브랜드 ‘오리지널 비어’ 등 올인원 패키지를 선보이는 미래적인 하이브리드 비즈니스로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향후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고객들은 어디서도 만나 본 적 없는 새로운 경험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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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3월 처음 오픈한 ‘에이 라운지(A lounge)’는 바로 그의 실험이 한자리에 집결된, 아트와 파인캐주얼 다이닝,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국내 최초의 호텔 아트 라운지다. 우선 넵스 브랜드의 모듈 가구와 소파 등을 전시한 쇼룸 성격의 테스트매장으로 부티크 호텔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 시크하고 경쾌하며 젊은 감각이 돋보인다. 미술품·디자인·공예·굿즈 등을 관람하고 구매할 수 있으며 호주 스페셜티 커피와 브런치, 박 회장이 직접 만든 수제 프리미엄 맥주 ‘오리지널 비어’까지 한자리에 즐길 수 있다.

현재 라운지에는 권오상·홍성철·김희조·임선희·지용호 등 한국 대표 작가 수십 명의 작품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향후에는 호텔에서 아트페어를 진행해 작품을 관람하고 구입하기 위해 오는 관광객을 유치하는 한편 호텔 아트페어 문화를 확산시킨다는 복안이다.



호텔의 아트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박 회장은 두산갤러리 등 25년간 아트 비즈니스 영역에서 이름을 알린 김종호 전 두산갤러리 관장을 에이든의 아트비즈니스 총괄 대표로 영입했다. 김 관장은 “한국 대표 작가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국제 미술계에 이들의 작품과 가격을 투명하게 영문으로 소개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하반기 운영을 목표로 만들고 있다”며 “이를 통해 국내 작가들의 저평가된 부분을 개선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뮤지엄이나 미술관을 직접 찾는 것보다 가격 문턱이 낮은 호텔에서 커피를 마시고 브런치를 먹으며 자연스럽게 문화로 아트를 경험하는 것이 더 접근성이 높다”고 소개했다.



박 회장은 또 연남동에서 입소문이 난 호주 놈코어 커피를 제공하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어나더룸’과도 손잡고 커피를 매개로 새로운 문화를 이식하고 있다. 샐러드·스파게티·샌드위치 등 브런치 메뉴로 확장해 커피 브랜드라는 경계를 스스로 허물게 함으로써 에이든의 실험에 동참하도록 한 것이다. 최근에는 오비맥주의 이름을 딴 프리미엄 스파클링 맥주 ‘오리지널 비어(OB)’ 브랜드를 론칭해 라운지와 루프탑에서 판매하고 있다. 박 회장은 “에이 라운지가 오리지널 비어의 테스트베드가 되고 있다”며 “현재 소품종 소량 생산의 4가지 종류에서 시작했는데 고급스러운 풍미와 맛 덕분에 인기가 많아 종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오리지널 비어는 와인이나 위스키·커피를 연상시키는 취향별 테이스팅 노트를 만들어 가벼운 음료처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맛에 따라 코스모스 에일, 월롱 블롱, 문라이트, 블록 스타우트라고 명칭한 제품 명에서 볼 수 있듯 오리지널 비어는 신선한 감각에 열광하는 MZ세대의 감성에 호소했다. 한 병에 1만 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갤러리아·신세계 등에서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심희정 기자 yvette@sedaily.com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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