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제2열도선





마오쩌둥 국가주석 시대까지 중국의 군사 전략은 광활한 본토로 적을 끌어들여 싸우는 게릴라전 방식의 ‘인민 전쟁 전략’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냉전 붕괴 조짐이 보이자 당시 최고 실력자 덩샤오핑은 기존 전략으로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982년 덩샤오핑은 해군총사령관 류화칭을 불러 자신의 ‘적극 방위 전략(본토 밖의 전쟁)’ 구상을 밝히고 구체안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류화칭은 덩샤오핑의 전략 개념을 바다에 적용해 전장을 해양으로 확대하는 ‘열도선(island chains)’을 제시했다.



이후 열도선은 중국의 핵심 군사 전략으로 자리 잡아 전략 물자 전개의 목표선이자 미국에 대응하는 방어선이 됐다. 제1열도선은 일본 오키나와·필리핀·말라카 해협을 연결하는 가상의 선이다. 제2열도선은 이보다 범위가 넓어 일본 이즈제도·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를 포괄한다. 중국은 열도선 전략을 앞세워 태평양 지역에서 패권을 추구해왔다. 이로 인해 센카쿠열도·난사군도 등 곳곳에서 주변국과 충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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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은 제1열도선을 넘어 제2열도선으로 군사 활동 반경을 확장하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항공모함 건조, 스텔스기 개발 등은 이를 위한 포석이다. 25일에는 개발 중인 장거리 스텔스 전략 폭격기 ‘H-20’ 사진을 처음 공개했다. H-20은 핵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는 스텔스기로 2026년쯤 실전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H-20을 분석한 영국의 군사 저널 제인스디펜스위클리는 “제2열도선과 그 이상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 운용되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군비 증강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일본도 지난 7년 연속 방위비를 사상 최대로 늘렸다.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20일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이내인 방위비 상한선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중국에 더해 북한의 위협까지 받고 있다.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를 계기로 중거리 미사일 개발 등에 속도를 내야 한다. 압도적 군사력을 지닌 강군을 만들어야 우리 안보를 튼튼히 하고 평화를 지킬 수 있다.

/임석훈 논설위원

/임석훈 논설위원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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