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JTBC '로스쿨' 방송화면 캡처‘로스쿨’ 김명민이 제자 고윤정의 용기 있는 변론을 끌어내 역습에 나섰다.
27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로스쿨’(극본 서인/연출 김석윤) 12회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는 전예슬(고윤정)과 고영창(이휘종)의 성관계 영상이 불법 촬영물인지, 고영창이 이를 유포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변호를 맡은 양종훈(김명민) 교수는 그동안 전예슬이 모아둔 진단서를 증거로 제시하며, 데이트 폭력과 성범죄 피해를 주장했다.
이날 열린 재판에서 검사 측은 진단서를 발급할 때마다 고영창이 동행했고, 병원비까지 지불한 사실을 근거로 들어 “(고영창이) 가해자가 아닌 보호자였다”고 반박했다. 폭행 가능성이 있다는 담당 전문의의 증언에는 가학적인 성행위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흔적이라고 맞섰다. 또한 몰카가 불법이란 사실을 누구보다 빨리 인지해야 할 로스쿨 학생이 바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점,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는 점을 들어 일반적인 성폭행 피해자의 행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고영창까지 법정에 등판, “예슬이만 행복할 수 있으면, 저 성폭행범 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혼절 연기를 펼치는 등 동정표를 얻기 위한 쇼를 벌였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검사 측은 사랑했던 사람의 이별 통보에 대한 보복 상해로 전예슬을 몰아붙였다. 고통스러웠던 피해 사실이 고스란히 재생되는 것도 모자라, 이런 막장 같은 상황에 휘말린 그녀는 “그만하고 싶다”며 좌절했다.
이를 지켜보던 양종훈은 “피고인의 적극적인 방어권 행사를 위해 제 변호를 중단하고, 피고인 스스로 변호하게 하겠습니다”라며 돌연 사임을 선언했다.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었던 그의 기행은 “이 사건의 쟁점은?”이라는 ‘양크라테스 문답법’으로 이어졌고, 전예슬의 눈빛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양종훈이 끌어낸 그녀의 셀프 변론은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도 성폭행이 인정된 대법원 판례로 시작됐다. 이어 가해자가 장밋빛 미래를 함께 꿈꾸며 결혼까지 약속한 남자였기 때문에 사랑을 하는 건지, 폭행을 당하는 건지 혼란스러웠을 특수한 상황을 피력했다. 고영창이 끔찍한 폭력을 가한 후, 전예슬에게 언제나 했던 말은, ‘사랑한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 ‘또 그러면 나를 고소해라’였다. 전예슬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당한 피해사실을 밝히기 어려운 데이트 폭력의 특수 상황으로 가해자가 겪어야 할 괴로움과 죗값이 고스란히 피해자에게 오는 부조리도 역설했다.
양종훈도 미리 준비해둔 결정적 카드를 꺼냈다. CCTV와 주차된 차량 블랙박스보다 더 확실하게 사건 현장을 촬영한 자전거 카메라 영상이었다. 동기를 위해 하나로 뭉친 학생들, 피고인의 진정성을 담은 변론을 이끌어 낸 양종훈, 그리고 마침내 예비 법조인으로서 용기를 낸 전예슬의 협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이로써 고영창의 몰카 혐의는 인정됐고, 이제 전예슬이 고영창을 발로 찬 행위가 정당방위인지에 대한 배심원의 판결만이 남은 상황. 그 사이 잠시 집에 들른 양종훈이 몰래 잠복해 있던 흉악범 이만호(조재룡)로부터 기습을 당하는 충격 엔딩이 펼쳐져 궁금증을 고조시킨다.
한편 JTBC 수목드라마 ‘로스쿨’ 13회는 27일 밤 9시에 방송된다.
/김민주 itzme@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