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가 27일 “향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가 상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주요국의 CBDC 도입 추진 현황 및 관련 쟁점’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 등으로 이미 기술 혁명이 진행 중인 가운데 현금 이용률 축소 등의 추세를 고려하면 CBDC는 점차 보편적인 화폐가 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본원통화를 뜻한다.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기자 간담회에서 “지급 결제 환경이 날로 바뀌고 있어 향후 CBDC 도입 필요성은 클 수 있다” 면서 “다만 기술적 문제뿐 아니라 제도적·법적 요인도 있어 시기를 구체화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도 CBDC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커 상용화 시기가 바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도 보수적으로 접근하며 오는 8월 모의 실험에 들어간다.
국제금융센터는 CBDC 발행이 은행 시스템과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CBDC는 개인이 디지털 지갑 형태로 보유할 수 있어 은행 예금의 대체재로 간주될 경우 CBDC 발행은 은행 고객의 대량 이탈을 부르면서 디지털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를 촉발할 수 있다. CBDC 발행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신술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양자 간 목적과 기반 수요가 다르기 때문에 CBDC를 통해 정책적으로 가상자산 투자를 제한하는 것이 아닌 이상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짚었지만 “결제 수단으로서의 가상자산에 대한 수요는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금융센터는 또 “CBDC 발행은 내수 촉진, 디플레이션 압력 완화 차원에서 통화정책 효과를 증대시킬 것”이라며 “특히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할 수 있어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대유행할 때 개인에게 직접 CBDC를 입금하는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이전보다 쉽게 시행할 수 있다”며 “중국이 선제적으로 CBDC를 개발해 달러 영향력 축소 우려가 제기되지만 달러화 패권은 유지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손철 기자 runiro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