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손정민씨 물놀이 영상 입수" 경찰 발표에 父 "이럴까봐 입장문서 스노클링 얘기해"

/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처/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처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후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 관련, 서울지방경찰청이 '범죄 혐의점'은 없다는 중간 수사결과를 내놓은 가운데 정민씨의 아버지 손현(50)씨가 이에 대해 몇 가지 의문점을 나타냈다.



28일 손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경찰 발표'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오늘은 조용히 보내나 했더니 이번 주에만 세 번째 브리핑을 한다는 서울지방경찰청 때문에 틀어졌다"며 "하루도 그냥 놔두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손씨는 "여러 언론사에서 서울지방경찰청의 발표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시는데 사실 준비할 시간이 늘 부족하니까 하나하나씩 말씀드리기 어려웠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주말에 시간이 나야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손씨는 이어 서울경찰청의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 내용을 두고 먼저 정민씨 실종 당시 함께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셨던 친구 A씨가 정민씨와 그리 친하지 않은 사이임에도 갑자기 술을 마시자고 한 이유에 대해 의문을 표하면서 "친구 A씨가 작년부터 몸을 만드는 사유로 술 먹은 적이 별로 없고 특히 본과 들어온 뒤 시험에 집중하느라 술 먹은 적이 거의 없다"며 "둘이 먹은 적은 더더욱 없는데 느닷없이 한밤중에 술 마시자고 한 게 특별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손씨는 A씨가 자고 있는 정민씨의 주머니를 뒤적인 것과 관련해서는 "(경찰의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은) 목격자 한 사람의 진술만 나열했다"면서 "제가 궁금한 것은 '만취상태라고 항시 주장하는 A의 생각'이지 목격자의 진술이 아니다. A가 왜 그랬는지 수사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강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 아버지가 한 시민으로부터 받은 그림/사진=손현씨 블로그한강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 아버지가 한 시민으로부터 받은 그림/사진=손현씨 블로그


여기에 덧붙여 손씨는 A씨가 휴대전화를 찾아보려는 노력도 없이 하루만에 바꾼 것에 대해선 "의혹은 (A씨가) 왜 찾아보려고 전화 한통도 하지 않았냐는 것"이라며 "하루만에 개통한 것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손씨는 이어서 경찰이 정민씨의 '물놀이 영상'을 입수해 정확한 입수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는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황당해하는 것"이라며 "이럴까봐 어제 입장문에서 해외에서 스노클링 한적도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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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는 그러면서 "물놀이를 했다고 13도의 한강물에 들어간다는게 논리가 성립하진 않는다"고 지적한 뒤 "그 논리대로라면 수영장에 한번이라도 간 사람은 누구나 13도의 더러운 한강물에 옷을 입고 새벽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또 손씨는 A씨가 경찰수사에 비협조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제가 궁금한 것은 의혹이 될 만한 것을 사전에 버렸고 충분히 경찰조사에 대비할 시간을 가졌고 변호사와 상의했을 가능성"이라고 말한 뒤 "경찰수사에 비협조라 어렵다면 경찰이 얘기할 사항이겠지만 중요한 부분에 대한 것은 다 술 먹고 기억이 안 난다는 것이 경찰수사에 협조적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고 손정민씨 추모 공간/연합뉴스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고 손정민씨 추모 공간/연합뉴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 A씨가 숨진 정민씨와 함께 한강에 입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경찰은 이와 상반되는 진술을 공개했다.

서울경찰청은 전날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A씨가 정민씨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4시 42분께 귀가할 때 탔던 택시 기사는 당시 'A씨의 옷이 젖어 있었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으나, 운행을 마치고 내부를 세차할 때 (A씨가 탔던) 차량 뒷좌석이 젖어있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같은 날 홈페이지에 23쪽 분량의 한강 대학생 사망사건 관련 수사 진행사항을 공개했다. 문서에 따르면 정민씨가 평소 물을 무서워해 스스로 물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정민씨 아버지의 주장에 대해서도 경찰은 "손씨가 해외 해변이나 국내에서 물놀이하며 찍힌 사진과 영상 등을 확보했다"며 "정확한 입수 경위에 대해선 계속 확인 중"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현재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A씨의 휴대전화가 다른 곳에 숨겨져 있거나 버려졌다는 의혹에는 "A씨 휴대전화는 마지막 통화 시간(아버지와 통화)인 오전 3시 38분께부터 전원이 꺼진 오전 7시 2분께까지 계속 한강공원 주변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앞서 A씨는 정민씨 휴대전화를 소지한 채 귀가했다가 가족과 함께 정민씨를 찾으러 한강공원에 돌아온 뒤 당일 오전 5시 40분께 손씨 부모에게 이를 돌려줬다. 경찰은 "다만 A씨는 정민씨 휴대전화를 갖고 간 이유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 계속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아울러 한 목격자가 당일 오전 2시 18분께 정민씨와 A씨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근거로 'A씨가 누워 있던 손씨의 주머니를 뒤적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진을 경찰에 제출한 목격자는 A씨가 자고 있던 손씨 옆에서 짐을 챙기고 손씨를 흔들어 깨우는 장면이라고 진술했다"고 반박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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