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합정역 근처에 있는 김치 삼겹살 가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주말 저녁이면 여전히 대기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다. 이 지역 유명 맛집으로 꼽히며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곳과 달리 근처 삼겹살 가게는 주말 저녁에도 가게가 텅 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단골 고객이 많은 자영업자들이 상대적으로 매출 방어를 더 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단골이 부족한 신규 창업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상대적으로 더 하락한 것이다.
1일 한국신용데이터와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단골 고객이 많은 자영업자들의 매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70만 자영업자의 카드매출을 통해 경영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신용데이터(캐시노트)는 이동주 의원실과 지난해 해당 사업장에서 특정 신용카드로 결제가 발생한 이후 365일 내에 동일한 카드로 결제가 발생한 경우 재방문고객(단골)으로 분류해 매출 증감을 조사했다. 반면 365일 동안 동일한 신용카드로 결제한 이력이 없는 경우 신규 고객으로 분류하고 두 유형별 매출 증감 추이를 살폈다.
실제 국내 주요 외식 자영업자들의 지난해 단골 고객 매출은 전년 동기 85.8%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신규 고객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79.4%를 기록했다. 즉, 지난해 단골 고객이 15% 가량 감소했다면 신규 고객은 20% 정도 줄어들며 차이가 난 것이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의 신규 매장 탐색 활동이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로 인한 영향은 특히 외식업에서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경우 단골 고객의 매출은 전년 대비 91% 수준이었는데 신규 고객은 80%에 불과했다. 인천광역시도 단골 고객이 올려준 매출은 전년 대비 98.8%에 달했지만 신규 고객은 85.8%에 그쳤다. 울산, 충북, 충남, 전남 지역 역시 모두 단골고객 매출 수준이 신규고객 매출보다 10%p 이상 높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익숙한 가게를 더 많이 방문하면서 자영업 양극화도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 고객으로 인한 매출이 더 큰 폭으로 줄었다는 것은 창업시기가 늦은 자영업자일수록 고객 확보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풀이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