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이 최대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중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다. 공모 규모는 10조 원 안팎으로 역대 최대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이달 중 상장 예비 심사 청구를 목표로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통상 한국거래소는 예심 청구 기업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면 45영업일 내에 심사를 마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9월, 늦어도 10월에는 코스피에 상장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기대와 달리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를 형성한 후 상한가 기록)’에 실패하고 공모주 분위기가 악화하는 조짐이 있어 상장 시기를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며 “하지만 하반기 금리 인상 등 악재가 많은 만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연초 계획대로 6월 예심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엔솔의 공모 규모는 상장 예비 심사 청구를 통해 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공모를 통한 조달 금액은 1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총은 50조 원 이상으로 70조 원 이야기도 나온다. 일부 증권사는 몸값이 100조 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낸다. 상장과 동시에 코스피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93조 원)와 네이버(60조 원) 급이 되는 셈이다.
LG엔솔이 상장 일정을 서두르면서 IPO를 앞둔 다른 기업들의 일정도 바빠졌다. LG엔솔의 공모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묶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LG엔솔보다는 상장을 빨리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한 IPO 공모주 투자자는 “LG엔솔이 공모주 시장에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며 “특히 기관들이 보호예수를 제시할 경우 한동안 공모주 시장의 자금이 마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크래프톤·현대중공업·롯데렌탈 등은 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에 앞서 상장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051910)에서 배터리 부문이 독립해 출범한 LG엔솔은 2024년 매출 30조 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3조 원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외 임직원 수는 약 2만 2,000명이고 충북 오창, 미국 미시간주, 중국 신장·빈장,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배터리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
/김민석·강도원 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