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열고 전국에 7개의 화상 이산가족 상봉장을 증설하는 데 남북협력기금 11억8,000만원을 지원하기로 의결했다. 통일부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 촉구가 담긴 만큼 코로나19 상황에서 이산가족 상봉에 필요한 조치를 모두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교추협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거둔 또 하나의 성과는 한·미가 이산가족 상봉 추진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며 “90세 이상 초고령 이산가족이 급증하는 현실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적 과제”라고 밝혔다. 전국에 13곳의 화상 상봉장이 설치됐지만 이산가족의 고령화 현상으로 인한 접근성 문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봉 가능성 등을 이유로 추가 증설하겠다는 것이다. 화상 상봉장은 △경기 의정부 △강원 강릉·원주 △충북 청주 △충남 홍성 △경북 안동 △전북 전주 등 총 7곳이 추가로 설치된다.
정부는 전국 대한적십자 시설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해 화상 상봉에 필요한 공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공사 기간이 2달 가량 소요되며, 6월부터 착공해 오는 8월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총 예산 규모가 11억 8,000만원인 가운데 4억 8,700만원은 지난 2019년 구입한 대북 지원용 화상 장비를 전용한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보관 기간이 길어지면 보관비용이 발생하고 성능이 저하되는 등 문제가 생긴다”며 “일단 국내 화상상봉장 증설에 미리 사용하고 향후 남북이 화상상봉을 협의하게 되면 다시 북측에 지원할 물자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구입한 화상용 장비를 관리하는 데에도 비용이 드는 만큼 증설된 국내 상봉장에 활용하
아울러 정부는 이날 남북 경협기업 248개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출금리를 현행 1.5∼3.0%에서 0.5%포인트 인하하기로 의결했다. 통일부는 “연간 약 12억 4,000만원 규모로 이자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금강산 관광 사업을 명목으로 한국관광공사가 대출받은 900억원의 남북협력기금의 만기를 7년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한국관광공사의 만기 예정일은 본래 오는 7월 5일로 이번이 4번째 상환조건 변경이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