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2일 스리랑카 당국 관계자들이 침몰한 선박에서 유출된 플라스틱 포장재 등 환경오염물들을 제거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스리랑카 바다에서 불에 탄 선박에서 유출된 플라스틱 포장재 등 오염물들이 해안가를 뒤덮은 모습./출처=CNN스리랑카 앞바다에서 화재가 난 대형 컨테이너선 'MV X-프레스 펄'(MV X-Press Pearl)호가 침몰하면서 끔찍한 해양 오염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2일(현지시간) A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당국은 스리랑카 서쪽 해상에서 가라앉기 시작한 싱가포르 국적선 MV X-프레스 펄호를 먼 바다로 인양하려다 실패했다.
앞서 스리랑카 해군은 지난달 20일부터 해당 선박의 침몰을 막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길이 186m의 사고 선박에는 1,486개의 컨테이너가 실렸는데 벙커유 278t, 가스 50t, 질산 25t과 다른 화학물질이 담겨 있어 대규모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스리랑카 정부도 사고 선박 주변의 어업을 금지했다. 선박에서 기름이 본격적으로 유출될 상황에 대비한 조치다. 칸차나 위제세케라 스리랑카 수산부 장관은 선박 침몰로 기름이 유출될 경우 장비를 동원해 기름을 걷어내는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스리랑카 바다에서 불에 탄 선박에서 유출된 플라스틱 포장재 등 오염물 등으로 인해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물고기 사체가 해변으로 밀려와 있다/EPA연합뉴스화재는 발생 12일 만인 이달 1일 완전히 진화됐지만 이미 해양 오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화물의 플라스틱 포장재 재료인 폴리에틸렌 미세 알갱이들이 바다로 쏟아져 나와 해안가를 뒤덮은 것이다. 죽은 고기와 새, 바다거북 등의 사체가 해변으로 밀려왔다.선박 침몰로 원유 등이 바다로 유출되면 훨씬 많은 야생동물이 죽고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한편 스리랑카 당국과 선주 측은 최초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MV X-프레스 피더스는 “아직 사고 원인을 말하긴 이른 시점”이라면서 “스리랑카 해역에 들어오기 전 질산 누출이 있었다. 인도와 카타르에 해당 컨테이너를 내릴 수 있냐고 문의했지만 처리 시설 부족으로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일 인도 하지라 항을 출발해 말레이시아로 향하던 MV X-프레스 펄 호는 지난 19일 콜롬보 인근에서 화재가 났다.
/이지윤 기자 lucy@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