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서강대, 숙명여대 등 주요 대학 중 절반 이상이 지난해 대입 논술·구술전형에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출제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전국 주요 대학 22곳 자연 계열의 2021학년도 논·구술시험 수학 문항을 분석한 결과 이 중 12개 대학(54.5%)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을 출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7일 밝혔다.
조사 대상 문항은 서울 소재 14개 대학의 163개 문항, 전국 7개 의대의 60개 문항, 과학기술특성화대학 1곳의 9개 문항 등 총 232개 문항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 소재 14개 대학 중에서는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숙명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홍익대 등 8곳이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총 22개 문제를 출제했다. 7개 의대 중에는 경북대, 부산대, 울산대, 인하대 등 4곳이 총 6개 문항을 고교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했다.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숙명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홍익대, 경북대 등 9곳은 대학교재 내용을 출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12개 대학의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28개) 중 대학교재 출제 문항은 총 18개로 64.3%에 달했다.
2014년 9월 시행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대학은 논술, 면접·구술고사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할 때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하거나 평가해서는 안 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위반 대학에 대해 교육당국이 엄정한 행정제재와 재정지원 사업 자격 박탈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측은 “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 기준은 ‘총 입학정원의 10% 범위 내’에서 모집을 정지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이와 달리 ‘모집단위(학과) 계열의 3~5% 범위 내’라는 솜방망이 기준을 적용했다”며 “이 같은 행정처분이 이어진다면 대학별고사의 고교 교육과정 준수는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가 의지를 갖고 2022학년도 대학별고사부터는 고교 교육과정을 위반한 문항이 단 한 문제도 출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