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수소 대량 생산하려면 …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원자력 활용을"

[서울포럼 2021…글로벌 석학들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략' 제시]

'수소 권위자' 셰필드 '노벨경제학' 스티글리츠 등 강연

"수소 대량 생산하려면…원자력이 가장 빠른 발전원"

"기술 선도국 저절로 안돼, 정부 과감한 투자 나서야"

존 셰필드 국제수소에너지협회 회장 기조 강연부터 시작

세계적 석학 스티글리츠 "韓 반도체 처럼 수소 선구자 지위 오를것"

에너지 빈국 너머 수소경제 1등국가 도전 전략 논의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 에너지 빈국, 천연자원 부족 국가…’ 탄소경제의 시대에서 천연자원의 부재는 우리 산업의 발목을 잡는 오랜 장애물이었다.



다만 ‘포스트 탄소’의 시대에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라 불리는 수소를 통해서다. 누구도 독점할 수 없는 자원인 수소 분야에서 초격차를 이룬다면 우리나라 역시 에너지 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 글로벌 석학들의 진단이다.

우리의 현주소는 어디쯤이며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이 같은 화두를 논의하고 수소경제 시대를 맞기 위한 지식과 전략의 향연이 9일 막을 연다. 이날부터 이틀간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략:초격차 수소경제에 길이 있다’를 주제로 열리는 서울경제의 ‘서울포럼 2021’은 수소와 에너지·경제학·환경공학 등 관련 분야 전문가와 석학들이 참석해 새로운 국가 경제체제의 원동력으로서의 수소를 논의하는 자리다. 서울포럼 2021은 이 같은 논의를 통해 지난 2019년 이후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경제 로드맵을 점검하고 보다 객관적인 제언을 바탕으로 국가 비전을 가다듬는 혜안의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첫날인 9일은 개막식 이후 존 셰필드 국제수소에너지협회 회장의 기조 강연이 진행된다. 셰필드 회장은 미국 인디애나주 퍼듀대에서 공학 기술 교수를 겸임하는 수소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2014년 글로벌 태양광 전문 검증 기관인 ‘DNV GL’에서 평가를 지원하는 수석컨설턴트로 2년간 일하며 신재생에너지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혔으며 2019년부터 국제수소에너지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기조 강연을 통해 탈탄소 사회에서 수소의 역할과 수소경제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혜안을 나눌 예정이다. 셰필드 회장은 강연 이후 문재도 수소융합얼라이언스 회장과의 대담을 통해 수소경제와 관련한 보다 깊은 토론에 나선다. 이와 함께 문승욱 산업통자원부 장관이 국내 수소산업의 현주소와 정부의 지원 현황, 정책적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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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인 10일에는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경영학과 교수의 특별 강연을 시작으로 인재 양성과 정책, 수소도시 및 수전해(물을 분해하는 방식) 인프라 구축, 수소모빌리티 등 수소경제 초격차를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석학으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제자문회의 의장으로 활동한 후 현재까지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정책에 대해 활발한 조언을 내놓고 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1997년 당시 세계은행 부총재 겸 수석이코노미스트로서 한국이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공훈을 세워 2002년 한국 정부로부터 은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우리나라와의 인연도 깊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특히 우리 정부가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수소산업에 투자하는 상황에 대해 “한국 정부가 40여년 전 반도체산업에 지원했던 도전이 현재의 성과를 이룬 것처럼 지금의 수소산업 지원을 통해 추후 한국이 수소경제에서 선구자 지위에 올라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세션 1에서는 이종영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원왕연 경희대 화학공학과 교수가 발제자로 참여해 수소경제 1등 국가를 위한 차별화 전략을 주제로 강연한다. 세션 1에서는 정대운 창원대 환경공학과 교수와 문일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해 수소경제를 뒷받침할 법과 제도, 인재 양성과 연구 개발, 정부 지원 등에 대한 논의에 나선다.

세션 2에서는 제프리 로스웰 터너해리스 수석경제연구원과 김재민 이젠파트너스 대표, 박아형 컬럼비아대 교수의 강연이 진행된다. 세션 2에서는 우리나라의 수소도시 조성 현황과 과제, 선진국의 수소도시 사례, 수전해를 통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전략 등 수소경제를 위한 인프라 활성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된다. 세션 2의 강연자 중 로스웰 수석경제연구원은 1986년부터 2013년까지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과 공공 정책 분야 명예학사 프로그램 학과장을 지내면서 미국 에너지정보국과 에너지국(DOE)에 자문을 제공한 국제 원자력 전문가다. 그는 2001년부터 수소시장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했으며 이후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에서 일하면서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 생산에 대한 학술적 전문성을 구축했다. 로스웰 수석경제연구원은 특히 “원자력은 수소의 대량생산에 필요한 전기를 짧은 시간 안에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발전원이며 한국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재생에너지에 치우친 (수소) 전략은 에너지 빈국인 한국에 맞지 않고, 한국이 능한 분야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며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우리의 특화 전략을 제언한다.

세션 3에서는 빌 엘릭 캘리포니아 연료전지협의회 이사와 김세훈 현대자동차 부사장, 디억 헨켄스마이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수소·연료전지연구단 책임연구원이 강연자로 나서 수소경제 생태계 중 수소 활용 분야에 대해 집중 논의한다. 엘릭 이사는 서울경제와 가진 사전 인터뷰에서 “한국의 수소차 경쟁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고 평가하며 “수소는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의 근간인 만큼 수소생태계에서 뒤지지 않도록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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