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감사원 조사의뢰'에 野 내부 반발 잇달아 “국힘 산하기관인가” “권익위 검증받자”

정진석 “떳떳하게 권익위 검증 받아야”

장제원 “상식 벗어나면 꼼수로 비춰져”

김태호 “야당이 더 당당하게 임해야”

민주당 “최재형 때문이라면 얄팍한 관점”

전주혜(왼쪽부터) 원내대변인,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강민국 원내대변인이 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 국민의힘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의뢰하고 있다./성형주 기자전주혜(왼쪽부터) 원내대변인,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강민국 원내대변인이 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 국민의힘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의뢰하고 있다./성형주 기자




감사원에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맡긴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방침을 놓고 10일 당 내부에서도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5선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우리 국민의힘도 떳떳하고 당당하게 국민권익위의 부동산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짧은 글을 올렸다. 전날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가 전현희 국가권익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이기 때문에 공정성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감사원에 실태 조사를 의뢰하자 이를 비판한 것이다. 감사원법 제24조 제4항에 따르면 감찰 대상 공무원에서 국회 소속 공무원은 제외된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5선 조경태 의원도 전날 SNS에 “감사원 감사가 현행법으로 가능하지 않다면 권익위에라도 의뢰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권익위원장이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이기 때문에 여러 논란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저는 사명감 높은 권익위 공무원들을 믿고 맡겨도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연합뉴스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연합뉴스



3선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에 “많은 의원들이 아니라고 하는데, 당 지도부가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 같다”며 “감사원이 국민의힘 산하기관이냐, 아니면 감사원을 정치권이 의뢰하면 법에도 없는 일을 해주는 하청기관으로 생각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자당 식구들을 출당까지 시키며 제 살을 도려내고 있는 민주당의 결기가 섬뜩하다”면서 “이에 반해 감사원에서 전수조사를 받겠다고 우기고 있는 국민의힘의 모습은 왠지 어설퍼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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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의원은 “전현의 전 민주당 의원이 수장으로 있는 권익위에 맡기지 못하겠다는 결정까지는 타당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감사원의 조사를 의뢰하겠다는 판단은 실수다”고 적었다. 그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나 참여연대 같은 시민단체나 대한변호사협회에 의뢰해 전수조사를 받으면 된다”며 “그게 상식이고, 상식에서 벗어나면 정치적이거나 꼼수로 비춰진다”고 경고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연합뉴스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연합뉴스


3선의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도 SNS에 “LH 사태가 우리에게 던진 과제는 공직자 투기 근절이다. 응당 야당이 더 당당하게 임해야 한다”며 “국민들도 그런 기대로 우리 당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도덕성에 있다”며 “우리 당이 조사 의뢰한 감사원이 굳이 마다한다면, 다른 곳이라도 찾아야 한다. 전광석화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8일 권익위 조사를 통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12명 의원에 대해 탈당과 출당 권유 조치를 내린 뒤 국민의힘을 향해 맹공을 펼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 대통령 직속기관인 감사원이 입법부와 사법부 공무원을 감찰한다는 것은 삼권분립에 위반된다”며 “국회의원이 감사원의 감찰을 받겠다는 것은 대통령 직속기관에 자기를 갖다 바치겠다 것”이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최재형 감사원장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니까 그렇게 한다는 것은 너무 얄팍한 정치적인 관점이고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라 덧붙였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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