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가 14일 한때 네이버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3위 자리에 처음으로 올랐다. 이날 네이버 역시 상승세로 마감해 종가 기준 3위를 재탈환했지만 두 기업 간의 시총 격차는 3,000억 원 안팎으로 바짝 좁혀졌다. 최근 카카오의 주가가 계열사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의 상장 이슈로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두 기업의 순위는 순식간에라도 바뀔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날 장 초반 카카오는 전날보다 4% 이상의 상승세를 보이며 시가총액이 62조 5,000억 원을 돌파, 네이버를 간발의 차이로 앞질렀다. 장 중이기는 하지만 카카오가 코스피 시총 3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네이버 역시 상승세를 타면서 두 기업은 장중 시총 3위 자리를 두고 긴장감 넘치는 쟁탈전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이날 시총 3위를 차지한 승자는 네이버였다. 카카오는 전거래일 대비 7,000(5.17%) 오른 14만 2,500원으로, 네이버는 1만 4,500원(3.89%) 상승한 38만 7,000원으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63조 2,599억여 원까지 불어났지만 네이버(63조 5,399억여 원)를 뛰어넘지 못했다. 하지만 전거래일인 지난 11일까지만 해도 1조 원 가까이 벌어졌던 시총 격차는 이날 3,000억 원 안팎으로 좁혀졌다. 당장이라도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수준까지 따라잡은 셈이다.
카카오의 이 같은 약진은 지난 7일부터 약 일주일 만에 이뤄진 성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카카오의 주가는 지난 7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 중인데 이 기간 상승률은 14.9%에 이른다. 본격 상승 전인 지난 6월 4일의 카카오 시가총액은 55조 383억 원으로 네이버(58조 6,520억 원)과 3조 원 이상 벌어졌었다. 하지만 코스피 시총 7위 기업(우선주 포함)이었던 카카오는 6거래일 만에 삼성바이오로직스(56조 4,387억 원), LG화학(58조 3,799억 원), 삼성전자우(61조 582억 원) 등을 차례차례 제치고 시총 4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카카오의 주가 상승세는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가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는 것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는 지난 4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해 이달 하순께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카카오뱅크와 페이의 기업 가치를 각각 10조~20조 원, 10조 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는데, 두 계열사가 상장할 경우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평가이익이 껑충 뛰리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카카오가 자회사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하고 있는 것도 주주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타파스·래디쉬 등을 인수, 북미 콘텐츠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또 카카오커머스를 통해 지그재그를 인수, 국내 이커머스 시장 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이며 카카오모빌리티로 운송 플랫픔 사업에도 역량을 키워가는 중이다.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이들 자회사들이 모두 기업공개를 할 경우 기업가치는 통합 10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기업집단의 리레이팅은 자회사들의 성장과 가치 현실화를 통해 가속화되고 있다”며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15만 원으로 올려잡았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