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車산업 패러다임 급변하는데 기득권 집착하는 노조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고 한국은행이 진단했다. 한은은 14일 발표한 ‘빅블러 가속화의 파급 효과-자동차 산업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빅블러(Big Blur) 현상을 통해 혁신이 가속화하면서 앞으로 10년 동안 자동차 산업이 이전보다 훨씬 더 역동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전기차·수소차·자율주행 등 미래 자동차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빅블러는 산업의 융복합으로 경계가 사라지는 현상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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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기존 자동차 업체뿐 아니라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미래차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2035년까지 모든 차량의 라인업을 미래차로 바꾸기로 했고 포드도 2025년까지 전기차 전환에 2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도요타·폭스바겐·다임러·혼다 등 다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미래차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애플도 2024년까지 자율주행차 생산을 목표로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차량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전 세계가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데 국내 자동차 산업은 기득권 노조의 저항 등에 막혀 경쟁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 생산 라인은 인력 감축을 우려한 노조의 반발로 올 들어 두 차례나 멈춰 섰다. 지난달에는 현대차가 전기차·자율주행 등 미래차 개발을 위해 미국에 8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자 노조는 자신들과 상의하지 않았다며 반대 성명까지 발표했다. 2018년 GM이 전기차 전환을 위한 구조 조정으로 북미 5개 공장 폐쇄를 발표했을 당시 미래차 라인으로 제때 전환하지 못하면 노사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이를 수용한 미국 자동차노조(UAW)의 결정과 대비된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급변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눈앞의 기득권 지키기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 미래차 경쟁에서 뒤처지면 지금의 일자리도 지킬 수 없게 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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