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회생의 길로 접어들면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재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올해 3곳의 신생 항공사 등장과 내년 여행 수요 회복 등 다양한 변수 속에서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 본입찰에 쌍방울그룹이 입찰 서류를 제출했다.
쌍방울그룹이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이는 만큼 업계에서는 인수합병(M&A)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광림·미래산업·아이오케이로 구성된 광림 컨소시엄을 앞세워 조건부 인수 예정자인 성정(800억 원)보다 더 높은 금액(1,000억 원)을 써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1일 서울회생법원은 두 회사가 써낸 최종 인수 금액을 비교해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을 가릴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의 매각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LCC업계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그동안 업계가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꾸준히 지적해왔던 LCC 경쟁 과열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고 오히려 경쟁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플라이강원 등 3곳을 합치면 LCC는 총 9곳에 달한다. 각 사가 항공기 보유 대수를 줄이며 버텼지만 오히려 경쟁자는 늘어난 셈이다. 당초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쟁력이 없는 항공사는 도태되는 자연스러운 산업 재편을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LCC업계가 이제 과도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이스타항공을 시작으로 M&A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자발적인 산업 재편을 통해 건강한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해 플레이어 수가 줄어드는 과점 시장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른 각 사 산하 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 작업도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공정위가 두 항공사의 합병 이후 항공 운임 인상 가능성에 대한 연구 용역 기간을 5개월 연장하며 통합 작업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기업결합 심사 결과는 10월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밝힌 아시아나와의 통합이 2024년까지인 만큼 결국 LCC 통합 작업에도 향후 2~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공룡 LCC가 탄생하는 것을 기존 항공사들이 가만히 두 손 놓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허 교수는 “기존 업계 1위인 제주항공과 티웨이의 반격 또는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예고된다”고 진단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