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에 힘입어 고점을 연일 넘어서던 코스피는 외국인들이 상승 바통을 넘겨받아 지수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코스피 상승에 코스닥도 약 한 달 반 만에 다시 지수 1,000 선을 건드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05포인트(0.62%) 오른 3,278.68에 마감했다. 앞서 지난 14일부터 3거래일 연속 종가 최고점을 넘어섰다. 장 중 3,281.96까지 찍었다. 올 1월 11일 기록한 장 중 최고치(3,266.23)도 이날 갈아치운 셈이다. 코스닥도 강세였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12포인트(0.11%) 오른 998.49에 거래를 끝냈다. 장 중 1,000.43까지 올랐다. 코스닥이 장 중 1,000 선을 넘어선 것은 4월 29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코스피의 강세는 외국인이 주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343억 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이에 반해 개인은 2,838억 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다만 코스닥은 개인이 577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위험 선호가 조금씩 높아지는 분위기다. 올해 초 증시에 큰 충격을 불러왔던 인플레이션 공포가 다소 덜해지면서다. 최근 여러 물가 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넘어서고 있지만 일시적일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증시는 기업 이익 전망치가 점차 높아지면서 상대적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는 올해 코스피 순이익은 177조 원이다. 올해 초 140조 원 수준을 전망한 것보다 크게 높아졌다. 이에 지수가 고점을 연일 넘어서지만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1.6배 수준에 머무른다.
다만 추가 강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짚어야 할 변수도 많다. 당장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일시적 변곡점으로 꼽힌다. 물론 미국이 이번 회의에서 긴축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주를 이루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다소 매파적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주식과 채권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