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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와 몸값 비교한 크래프톤…"부담 스럽다" vs "실적 모멘텀"

"공격적 가치평가…공모가 비싸" 지적

"신작게임 이익 모멘텀 충분" 반론도

내달 14~15일 일반청약·22일 상장





기업공개(IPO) 초대어인 크래프톤이 다음 달 14~15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국내외 게임사뿐 아니라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사의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공모 가격(45만 8,000~55만 7,000원)을 산정하면서 이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크래프톤은 16일 증권신고서를 통해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오는 7월 14~15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장일은 다음 달 22일이다.



공모 희망 가격은 45만 8,000~55만 7,000원으로 최고가 기준 시가총액은 28조 원이다. 인수단이 산정한 몸값의 근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크래프톤은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넷마블·엔씨소프트뿐 아니라 월트디즈니·워너뮤직그룹 등의 시가총액을 비교해 기업가치를 책정했다.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단순 게임뿐 아니라 영화·소설·웹툰·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벌이겠다는 비전에 근거했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넷이즈·액티비전블리자드·테이크투인터랙티브 등 총 7개 사의 올해 1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을 단순 연환산하고 현재 주가로 이를 나눠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치를 구했다. 이는 45.2배였다. 이에 크래프톤의 올해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 1,940억 원을 단순 연환산한 7,760억 원에 45.2배를 곱해 35조 원이라는 ‘적정 시가총액’을 구했다. 여기에 최근 5개년간 국내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기업 평가액 대비 할인율 17.8~32.4%를 적용해 공모 희망 가격을 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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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증권 업계에서는 ‘공격적인 밸류에이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올해 1분기 인건비로 인해 PER이 치솟았지만 올해 실적 예상치 기준으로는 24배, 내년 기준으로는 16배 수준이다. 디즈니 역시 올해 1분기 코로나19로 디즈니랜드 등의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로 이를 선반영한 주가다. 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와 비교해 일인당매출(ARPU)이 크게 낮은 슈팅게임이라는 점이 약점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크래프톤을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하는 게임 회사로만 인식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매출 4,610억 원, 영업이익 2,272억 원 중 게임 관련 비중이 100%로 다른 콘텐츠 사업에 대한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반면 매출의 87%가 아시아 등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게임사들과는 근본적인 차별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장성을 기준으로 보면 다른 게임사들이 에스엠·YG라면 크래프톤은 하이브에 비견할 수 있다”며 “특히 곧 출시되는 신작 게임이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익 모멘텀이 충분해 주당 60만 원 이상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크래프톤은 통상 이틀인 국내 기관 대상 청약(수요예측)을 2주로 잡고 있는데 콘텐츠 사업 비전을 전달하기 위해 기간을 넉넉히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안정적인 사업 구조와 수익성을 기반으로 밸류에이션으로 산정했지만 과거 게임 업종이 흥행한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크래프톤의 콘텐츠 확장 비전이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며 “기존 투자자들의 취득 단가가 워낙 낮고 공모 규모도 역대급이라 IPO 흥행 여부는 수요예측 마지막 날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 김민석 기자 seok@sedaily.com


이혜진 기자·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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